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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따라 골목따라] 다시 태어난 오천 5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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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마장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 오늘따라 소란스럽습니다.

25년 만의 부활!

지난 80년대 사라졌던 오천 오일장이 다시 열렸습니다.

[김양순/마장면 호법면 매곡리 : 푸근하죠. 이렇게 가까운데 장이 생기니까 좋지.]

매달 4일과 9일로 끝나는 날이면 서게 될 오천장은 원래 17세기 조선후기에 우시장이 서면서 충청도와 경기도 일대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명물 장터였습니다.

지난 82년 무렵, 상설시장이 들어서고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서 장사꾼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200년 전통의 유서 깊은 오천장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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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일/이천시 마장면 면장 : 옛날 명성을 되찾고, 오천의 명물, 마장 지역의 명물을 만들어 보자는 사람들의 뜻이 모아져서 재개장하게 됐다.]

다시 장이 서는 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오늘은 도부꾼들이 40여 명 남짓 모였습니다.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오일장이 생기는 것은 전국을 떠도는 장돌뱅이들에게 고향 같은 집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임경옥/족발 장사 상인 : 삶에 지쳐서 힘들어 할 때 마음을 비우고 제3자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얻는 곳이 바로 오일장터인 것 같다.]

오일장은 시골 사람들에게 만남과 연락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정현철/이천시 마장면 해옥리 : 어른, 어린이 모두 와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장터에 와서) 대화하고, 애환을 담았던 추억이 된 거죠. 그래서 좋은 거죠.]

한 아저씨는 모처럼 장 구경을 나왔다가 10년 만에 친구를 만났다며 연신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신교성/이천시 마장면 해옥리 : 시골 사람들은 이렇게 (장터에서) 친구를 만나고, 이웃동네 사람도 만나고, 사람 사는 게 이게 맛이지. 뭔 맛이야.]

옛날 과자와 사탕을 파는 좌판에 손님들이 모여듭니다.

효심이 가득한 시골 아낙도 어머니를 위해 과자를 샀습니다.

[조옥자/이천시 마장면 : 우리 어머니가 잘 드셔. 노인네가. 그래서 과자를 사드리려고 (한다). ]

주름살 진 촌로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엿치기도 해보고, 기억 속에 켜켜이 접어둔 옛날 장터 추억도 떠올립니다.

[ 신발 때우는 거. 고무신 찢어진 거 이렇게 때워서 신었다고, 그 때는 (돈이) 없으니까.]

할머니는 봄맞이 옷 구경을 하고, 오늘 하루 일손을 놓은 아저씨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한 입 베어 무는 소박한 여유도 가져봅니다.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

장터 구경이 처음인 손녀의 애교 섞인 주문에 할머니는 웃음으로 답을 합니다.

장터 한 쪽에서는 개장 축하 공연이 한창입니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민요 가락이 구성지게 펼쳐지고, 피에로 분장을 하고 마임을 선보이는 배우의 몸짓이 신기한 듯 사람들은 눈길을 떼지 못합니다.

직접 넉 달 동안 삭혀서 만든, 촌부가 자신 있게 내놓은 된장 맛처럼 구수한 시골 인심은 앞으로 오천장 풍경의 밑그림이 될 것입니다.

[유승우/경기도 이천시장 : 우리 지역의 신선한 농산품이나 학용품 같은 것을 거래하면서 서로 인정이 넘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그런 계기를 만들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고, 어른들에게는 세상 이야기를 하는 사랑방 같았던 오천 오일장.

오천장의 부활은 어려운 농촌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갈수록 삭막해지는 도시인들에게는 넉넉한 시골 인정을 느끼고, 삶의 고단함을 떨치는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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