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간첩으로 몰려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가 의문사한 고 최종길 서울 법대 교수의 유족들에 대해서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배상 액수가 18억4천만 원을 넘습니다.
보도에 우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는 유신시절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고 최종길 교수의 유족에 대해 국가가 18억4천8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오늘(14일) 항소심 판결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지났고 국가가 최 교수를 간첩으로 몬 점은 인정되지만 고문으로 죽였는지는 불확실 하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국가기관의 개인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시효 배제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달 중순 쯤 담당 재판부가 국가에 대해 위자료 등 명목으로 15억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강제조정 했지만 "국가의 불법행위를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정식 판결을 요구했었습니다.
고 최종길 교수는 지난 73년 '유럽 거점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가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사건 발생 30년 만인 2002년 국가가 최 교수를 고문으로 죽게 한 뒤 자살로 위장했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는 명예훼손에 대해서 3천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