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 사이언스 논문 2편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하면서 줄기세포 조작을 둘러싼 진실 게임의 실체가 점차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그동안 온갖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김선종 미즈메디병원 연구원과 유영준 연구원, 그리고 피츠버그 의대 박종혁 연구원 등 연구 과정에서 핵심 실무를 맡은 3인이 진실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황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기 때문에 그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 검찰로선 연구원들을 먼저 조사하면 사건의 실체가 가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늦어도 열흘에서 보름 정도 후면 자료 검토와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의혹 증폭 불구 침묵하는 연구원들 = 유 연구원은 2004년 논문 제출할 당시 황 교수팀에서 줄기세포 연구팀장을 맡았던 석사과정 대학원생으로, 체세포 핵이식이 이뤄진 배아를 배반포까지 키우는 작업을 맡아 전반적인 연구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4년 논문 제2저자로 논문 데이터를 정리하고 초고를 작성하는 등 실질적으로 논문을 주도했지만 논문 발표 후 황 교수팀과 결별했고, 논문 조작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인물로 의심받았다.
유 연구원은 최근 서울대 조사위 조사에서 적어도 1번 줄기세포가 진짜라고 믿 었고, 미즈메디 병원 연구진으로부터 DNA 지문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도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종 연구원은 황 교수측이 '바꿔치기' 당사자로 지목한 인물로, 세포배양 업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바꿔치기가 있었는지 아니면 황교수팀이 처음부터 조작한 세포나 처녀생식 세포로 논문을 작성했는지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소속인 박종혁 연구원은 배반포기의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 연구원은 황 교수측이 13일 언론에 제공한 녹취록에서 자신의 정자로 수정란을 만들어 실험했다는 논란에까지 휘말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아무런 반박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황 교수측이 제시한 녹취록은 1번 줄기세포가 수정란에서 얻어졌다는 주장인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데 서울대 조사위측은 DNA 분석결과 48개 마커 중 40개가 한쪽 사람의 것으로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0'에 가깝다고 보고 있어 '전언의 전언'을 전한 박 연구원쪽이나 황 교수의 '물타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 검찰, "흰 종이 상태에서 출발" = 검찰은 수사가 본격화되자 황 교수를 비롯해 노성일 이사장 등 관련자들이 언론, 인터넷을 통해 주장과 해명을 쏟아내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주장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이들 주장의 요지는 그동안 언론 보도와 의혹 제기 내용만으로도 파악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침묵하는 핵심 연구원들을 설득하고, 이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사실 관계를 확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연구원들이 침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황 교수, 노 이사장과 '도제 관계'로 얽혀 있는 이들이 먼저 입을 열기가 어려웠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진실을 알고 있지만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이 언론을 통해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 밑에서 연구를 수행한 자신들이 먼저 나설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김선종 연구원이 좋지 않은 건강상태에도 귀국한 것이나 박종혁 연구원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언제든지 귀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결국 언론을 통해 불필요한 의혹을 증폭시키기보다 수사기관에서 진실을 털어놓겠다는 속내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검찰은 김 연구원이 미국에서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문이 나돈 점에 비춰 '핵심 비밀'을 쉽게 털어놓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강구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선입견을 갖고 수사를 하게 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빠져들 수 있다. 흰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듯 원점에서 시작해 수사를 차근차근 진행시켜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