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당시 영국 런던, 아버지를 전장에 내보내고 어머니와 살고 있는 피터 4남매는 독일 공군의 공습을 피해 디고리 교수의 시골 별장으로 피난을 갑니다. 권위적인 하녀 눈을 피해 말썽을 피우기도 하지만 엄마 아빠가 그립기도 하고 무료하기도 합니다. 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중에 막내 루시는 다락방에서 옷장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은 바로 전설의 땅 나니아로 통하는 문이었습니다.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염소인 파우누스족의 툼누스를 만나 깨끗한 동심으로 친구가 됩니다. 툼누스로부터 나니아가 하얀 마녀의 저주에 걸려 추운 겨울만 계속되고 있고 아담의 두 아들과 이브의 두딸이 나타나 나니아의 용맹한 사자 아슬란과 함께 마녀를 물리친다는 전설을 듣습니다.
다소 반항적인 세째 에드먼드는 동생 루시의 말을 듣고 함께 나니아로 가지만 하얀 마녀를 만나 터키 젤리의 맛에 반해 마녀의 유혹에 넘어갑니다. 형제 자매를 넘겨주면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제의를 뿌리치지 못합니다.
판타지 영화의 고전으로 남을 [반지의 제왕]과 비교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대규모 전투장면은 나름대로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반지의 제왕 그것에는 크게 못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눈높이를 보다 어린이에게 낮춤으로써 영화의 개성을 살려 나갑니다.
복잡한 고뇌보다는 루시같은 어린아이의 천진함, 선과 악의 분명한 대비를 통해 어른들에게도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에드먼드의 갈등 - 반항적이고 엄마 말도 잘 안듣고 나머지 3남매들로부터 은근한 왕따를 당해온 에드먼드가 마녀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형제들의 생명을 위기에 빠뜨리는 설정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그럴 듯한 갈등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남매 가운데 막내 루시역의 아역배우는 초롱초롱 빛나는 귀엽고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주인공 남매들과 사자, 동물들보다 더 뚜렷하고 매력있는 인물은 하얀 마녀입니다. 차가운 표정과 의상과 어우러지면서 때로는 묘한 매력이, 때로는 치떨리는 잔인함이 느껴지는 가장 생동감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밖에 염소인간, 말인간, 귀여운 말하는 비버와 여우 등은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으로 마치 한편의 동화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나니아 대륙이 온통 하얀 겨울 침엽수림에서 푸른 숲과 초원으로 바뀌는 장면도 웅장한 볼거리입니다. 최후의 전투장면은 그리 큰 스케일은 아니지만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속에서 한번에 폭발시키는 응집력으로 만족감을 안겨줍니다.
[반지의 제왕]보다는 원작에서부터 이야기 구조나 스케일에서 떨어지는 단점 때문에 제작사도 1편의 흥행성적을 본 다음에 후속편 제작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