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제일 골목시장은 점포수가 140여 개인 주택가 재래시장입니다.
햇볕과 비를 막는 유리지붕 아래 깔끔한 간판과 야간 쇼핑객을 위한 가로등 시설이 대형마트 못지 않습니다.
지난 해 9월 중순, 정부와 지자체, 상인들이 힘을 모아서 17억 9천여 만 원을 투입해 새 단장을 했습니다.
[이성운/서울시 중곡 3동 : 편하고 깨끗하고 (물건이) 가게밖에 진열돼 있어 고르기 편하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분위기를 변신한 시장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IMF 이후 경기침체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낡은 시설 만큼이나 시장이 활기를 잃었습니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뒤, 이름도 골목시장으로 바꾸고 지역주민들의 정겨운 친구로 거듭났습니다.
[박태신/중곡 제일 골목시장 조합 이사장 : 매출도 리모델링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한파가 몰아닥친 요즘, 시장은 오후 늦게서야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대형마트로 향하던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린 비결은 지난 7월부터 재래시장 최초로 실시한 시장 공용쿠폰 제도입니다.
가게마다 3천 원에서 1만 원씩 물건을 산 고객에게 100원 짜리 상품권 한 장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박권애/서울시 중곡동 : 10장 모아 오면 시장 안에서 1천원어치 물건을 살 수 있어 보너스 받은 기분이다.]
시장 안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공용쿠폰은 효과만점의 단골고객 확보전략입니다 .
[신현준/서울시 중곡동 : 쿠폰 주는 재미로 오게 되고, 쿠폰 모았다가 두부도 사고 콩나물도 살 수 있어 좋다.]
[신선희/상인 : 매출이 50%이상 늘어난 것 같아요.]
상인들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공용 쿠폰 제도는 매달 말일에 50명을 추첨해서 경품을 주는 행사도 열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은 소포장 방식입니다.
신선도가 생명인 야채가게를 중심으로 대형마트처럼 포장이 1천원 단위로 바뀌었습니다.
[장성일/상인 : 가족단위가 작아지니까 많은 양을 사도 소비를 못 시킨다.]
변화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려는 시장상인들의 노력은 홍보전략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환경 개선사업과 함께 주인 얼굴을 건 개성만점의 가게 간판입니다.
외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일이 잦은 요즘 독특한 간판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입니다.
[유기준/상인 : 요즘 국산과 중국산을 많이 속여서 파는데 정직하게 팔려고 이렇게 간판을 걸었다.]
예상했던 대로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이경화/서울시 중곡동 : 든든하고 믿음직해서 더 찾아온다.]
이 시장 명물로 손꼽히는 곱창가게 역시 깔끔한 이미지의 안주인 얼굴을 간판으로 내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김종명/상인 : (매출이) 20% 정도 올랐다.]
이 집의 얼굴마담인 한방 족발은 19년 전, 가게주인이 녹차 등 6가지 한약재를 넣고 개발한 것입니다.
웰빙바람을 타고, 담백한 한방 족발은 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주차장 확보문제가 남아있지만 제일 골목시장이 지닌 정겨움이야말로 대형마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경쟁력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