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지분에 막강한 영향력...왜곡
된 재벌들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경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지난 해엔 특히 두산의 형제간 진흙탕 싸움과 삼성 이재용 상무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인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 등으로 인해서 재벌의 지배구조와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도덕성과 합법성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논란의 과정에서 왜곡된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경영권 승계과정이 어떤 식으로 기업을 멍들게 하고 경쟁력을 갉아먹느냐 하는 부분이 핵심이 아니라 경영권 방어와 외국자본의 M&A 우려 같은 자본의 국적문제로 변질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논란의 많은 부분은 경영권 위협을 주장하면서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 등을 요구했던 재계의 목소리가 가리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 해 법원 판결과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감시로 인해 재벌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요구받는 도덕성과 투명성은 한 단계 높아진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재벌기업들 상당수는 합법적이면서 절세가 가능한 방법을 찾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사례가 바로 현대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정의선 기아차 사장 부자입니다.
어제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최대주주인 글로비스라는 업체가 증시에 상장됐습니다. 글로비스는 2001년에 설립된 물류 업체로 현대, 기아차의 운·배송 등을 주로 하는 업체인데, 2001년 2천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는 3분기 현재 1조원으로 5배, 65억원이던 순이익은 올 3분기까지 550억원으로 9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집중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32% 지분을 보유한 정의선 사장과 28% 지분을 보유한 정몽구 회장은 공모가액 2만 1300원으로만 계산해도 2천억원 이상의 차익을 보게되지만 어제 최초 거래일엔 이 보다 두 배이 상 높은 가격에 시초가가 결정이 됐고, 거래 개시 하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당 가격은 4만 89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분 확보에 100억원 정도를 쓴 정씨 부자는 단숨에 증시 상장을 통해서 평가액을 1조원대로 부풀리는 데 성공한 것이죠.
주식시장에선 대주주들은 상장 후 6개월간 주식을 못 파는 보호예수 규정 때문에한참 주가 오른 뒤 정의선사장이 주식을 팔아 그 돈으로 기아차 주식을 사들여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뜻 보기엔 별 문제없는 합법적인 과정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참여연대가 당장눈을 부릅뜨고 나섰습니다.현대차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물류사업 영역이 있지만 정 씨 부자가 출자한 개인 회사에 사업기회를 몰아 줌으로써 정 씨 부자가 현대차회사가 이익을 낼 기회를 가로채 갔다는 토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딸에게 이모션이라는 광고회사를 내 주고 현대차 광고를 몰아 주기도 했는데 이 역시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재용의 에버랜드 CB 인수 건처럼 계열사들의 의도적으로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해서 이재용씨의 헐값 취득을 가능하게 하는 등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느냐 하는 것인데, 글로비스 건은 현대차가 사업기회를 정의선-정몽구 개인회사에 몰아주는 정황만 드러났을 뿐, 위법적인 사항이 있는지 아직 불분명합니다.
게다가 이런 방식을 통한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증여에 해당해서 거액의 증여세를물려야 하지만 문제가 된 이재용 상무의 사례 조차 제대로 과세하지 못한 마당에 세법상에 허점이 너무 많다는 것도 실질적인 과세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여하튼 최소한의 비용으로 무리없이 경영권을 넘겨 주고 받으려는 재벌 기업들의시도와 시장과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이 다시 한번 충돌할 것이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올해 여려 수난을 겪었던 삼성가의 이건희 회장 부자, 주가 폭등 속에 최고의 주식부자로 올라선 정몽구 회장 부자의 엇갈린 운명을 반영하듯 내년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논란의 무게중심도 현대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코스피지수 1,367.57 (+8.04P)
코스닥지수 698.60 (+7.37P)
원달러환율 1,011.80 (-1.80원)
국고채3년물 5.03%(-0.01)
지난 주 타격을 계기로 시장이 단기적으로 열정과 냉정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징후들이 뚜렷해 보입니다. 주가가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경계감과 함께 황우석 쇼크에 따른 돌발 변수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작용하면서 공격적 주식매입의 양상이 조금은 주춤해 진 듯한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의 견조한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수의 폭은 제한되고 있는게 분명해 보입니다. 실적이 확실하고, 변수의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는 대형우량주 중심, 그리고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줄기세포주 등 일부 중소형주에 대한 반발 매수 정도이지 종목군 전체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은 일단 주춤하 분위기입니다.
지난 주엔 펀드 수익률이 꺾어지고 연말을 맞아 유입되는 펀드 자금도 조금 줄어드는 등 지수 상승에 따른 부담들이 수급으로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미수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을 보면 지수 상승 국면에서 미수거래에 올인했던 개인들이 지난 주 코스닥 지수 급락 충격 속에 상당부분 급하게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여집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올해 돈 좀 벌었던 개인 투자자들 상당수가 연말 코스닥 시장의 급변동 속에 수익률의 상당부분을 까먹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올해 시장을 지배했던 간접투자의 정석에서 벗어나 다시 고개를 든 단기 대박의 꿈이 다시 수익률의 발목을 잡는 진리가 다시 입증됐다고나 할까요?
연말 장세에서 볼 수 있는 시장의 특징은 대세 상승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지수 상승에 도취돼 위험관리를 소홀히 한 데 따른 반성과 냉정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