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한 연기학원, 현란한 스텝으로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은 올해 44세인 강훈식씨.
[강훈식/44세, 자영업 : (춤을 잘 추시던데?) 오디션 볼 때 필요할 것 같아서 미리 배웠습니다. (닮고 싶은 배우는?) 영화 '바람의 전설'에 나오는 이성재 씨.]
이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고 있는 중년은 모두 10여 명.
모두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가 아닌 나 자신을 찾고 싶어서 연기학원의 문을 두드린 '중년 학생' 들입니다.
12살 된 아이가 있는 주부 김주현 씨도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젊은 시절의 꿈에 도전하고 싶어 연기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주연은 아니지만 작년부터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김 씨.
남편으로부터는 괜찮은 배우라는 평도 들었습니다.
[김주현/37세, 주부 : (어떤 배우 좋아하세요?) 고두심 씨도 좋아하고 이미숙 씨도 좋아하고 그 분들처럼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배우연기수업이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요.
몇 년 전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휴먼 프로그램이나 일반인 배우들의 재연이 필요한 각종 오락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고, 또 이런 변화를 타고 뭔가 특별해 보였던 배우라는 직업이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친근감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실례로 얼마 전, 한 TV드라마의 신인연기자 부문 오디션에는 무려 100여명의 중년들이 지망하기도 했습니다.
[김호웅 프로듀서/배우학원 : 참신한 분을 찾고 싶은데 구하기는 힘들고, (그런데 중년 연기자 분들이 실력이 되면) 과감하게 그런 분들을 캐스팅해서 드라마 출연의 기회를 드리는 거죠.]
사실 이러한 경쟁을 뚫고 배우나 탤런트가 되더라도 당장 직업으로서의 수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중년들이 배우학원을 찾는 것은 돈이 아니라 근본적인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더 많이 보고 느끼는 경험이 삶의 가치로 이어지는 중년들이 늘면서 이들의 문화생활도 잠재된 나를 발견하고 숨어 있던 끼를 발산하는 적극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영훈/45세, 직장인 : 하고 싶은 욕망을 조금씩 채워가는 부분이 됐고요, 만약에 지금이라도 그것(연기)을 못했다면 나이가 더 먹으면 더 많은 후회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수업방식은 무척 자유로운 편인데요.
기본기를 익히는 대사연습과 감정연습, 그리고 뻣뻣해진 몸을 유연하게 하는 신체훈련이 기본이 됩니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됐지만 수업을 받는 시간만큼은 꿈 많은 청년.
[(이쪽 분은 힘들어 보이는데요?) 아닙니다. 제 몸은 유연합니다.]
[신태명/45세, 자영업 : 결혼을 하게되면 자기 이름을 다 잊어버리잖아요.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불리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 제 이름을 찾고 싶고 너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 중년들.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하면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 중년의 도전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