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05를 뒤 돌아보며..
18일부터 부산에서 열린 APEC은 대한민국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002 월드컵 이후 최고의 CHANCE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IT 기술은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고 있다는 점을 세계 각국 대표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었습니다. APEC 기간 중 각국 정상들이 우리의 첨단 기술에 놀라움을 나타냈다는 기사가 방송과 신문을 통해 매일 전해졌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 전통 인사법인 절로 인사하는 로봇 ‘휴보’는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의 대통령도 로봇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놀라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도 우리 기술을 보며 머리까지 좌우로 흔들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런 뉴스가 방송되면 정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특히 어느 나라도 성공하지 못한 이동식 인터넷 기술 와이브로를 본 각국 정상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인터넷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신기한 눈빛이었습니다. 리센웅 싱가포르 총리는 한국이 전보통신과 생명기술 등 많은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거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IT를 오랫동안 담당했던 기자로서 정말 기분 좋은 말입니다.
이번 APEC는 이런 우리 IT 기술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매년 열리는 COMDEX나 CeBit 보다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자리라고 봅니다. 수억원을 지불하며 유명 배우를 쓰는 것 이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강국 지도자들이 직접 만져 보고 써보면서 좋다고 말하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광고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특히 작은 디지털 제품으로 유명한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까지 한국 기술을 보면서 놀라움을 표시했는데.
이번 APEC 기간 중 IT 전시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광고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것이 끝인가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지금부터입니다. 그 동안 사람들은 국내 IT 산업이 죽었다. 벤처는 갈 곳이 없다라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픈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APEC를 시작으로 다시 국내 IT가 살아났으면 하는 기대와 희망이 큽니다.
2000년을 시작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IT BOOM. 그 동안 그 불길이 서서히 사라지기는 했지만 이젠 그 불길이 다시 타오를 때입니다. 그 동안은 그 많은 IT 기술과 벤처 기업 가운데 흑과 백을 가르는 기간이었습니다. 이젠 우리 기술의 identity를 찾아 그 기술로 세계를 정복해야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따라 하는 기술은 우리의 기술이 될 수 없습니다. 다시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첫째, 샌드위치 기술은 이젠 그만. 고기와 치즈, 즉 샌드위치 안에 있는 고기와 치즈는 해외에서 수입한 것, 겉에 있는 빵만 국산 제품이라면 과연 국산 샌드위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동안 우리 제품이 이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알맹이라고 불리는 제품이 대부분 해외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들어온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포장만 made in Korea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이런 대표적인 제품이 휴대전화입니다. 이제는 이런 모습을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made in Korea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나갈 때입니다. SAMSUNG, LG, SK, HYUNDAI라는 기업 브랜드보다 made in Korea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중요한 때라고 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의류, 음식,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져 나오고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물건을 구입합니다. 제품 생산 업체의 이름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made in ITALY라는 것 때문에 가격이 비싸기도 합니다. 기업 브랜드와 함께 national 이미지도 높여야 합니다.
둘째 세계 시장을 보아라. 세계 시장은 정말 넓습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동안 많은 훌륭한 제품이 만들어져 왔지만 국내에서는 그 만큼의 수요를 찾지 못했습니다.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세계적인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해야 합니다. 전시회를 참가해야만 경쟁사의 제품을 보고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획을 얻게 됩니다. 남의 제품을 모르면 절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남을 알아야 자신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를 보고 도전하라는 것입니다. 꿈을 크게 갖고 도전장을 던지라는 말입니다. 국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있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눈으로 보고 그것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들이 걸어간 길은 걷지 말아야 합니다. 남들의 발 자국을 그대로 걷게 되면 영원히 2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힘이 들어도,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한국은 IT 강국입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우리 기술을 따라 잡으면서 새로운 IT 강국으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토끼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중국은 거북이. 이러다간 거북이가 먼저 골인 점에 도착합니다. 여유롭게 뒤에 오는 거북이를 쳐다볼 시간이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세계로 뻗어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