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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레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탁월한 유머

(지난 8월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한 글 이후 너무 오랫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또 보잘것 없는 제 글을 메일로 받아보시던 분들에게 미안함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9월 1일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직장에서는 국정감사와 정기국회, 집에서는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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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한 글 이후 너무 오랫만이라 반갑기도 하고 또 보잘것 없는 제 글을 메일로 받아보시던 분들에게 미안함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9월 1일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직장에서는 국정감사와 정기국회, 집에서는 출산이 겹쳐 그렇게 됐습니다.)

'월레스와 그로밋:거대토끼의 저주'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종가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가 드림웍스와 손잡고 만든 작품입니다. 1995년에 3가지 단편으로 구성된 '월레스와 그로밋'으로 유명해진 바 있습니다. 공동감독인 닉 파크는 지난 2000년 드림웍스 제작의 '치킨런'의 감독을 맡았습니다.

점토를 일일이 손으로 만져서 한 프레임씩 찍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나 미야자키 하야오로 대표되는 일본쪽의 셀 애니메이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과 맛이 느껴집니다.

발명이 취미인 월레스와 그를 주인으로 모시는 개인 그로밋은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작물을 해치는 토끼 퇴치 사업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 동네에 가장 큰 축제인 슈퍼 채소 선발대회를 앞두고 집집마다 공들여 가꾼 채소를 행여나 토끼들이 망쳐놓치는 않을까 전전긍긍합니다. 월레스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이들을 적절하게 퇴치해 왔습니다.

발명이 취미지만 다소 엉뚱한 구석이 있는 월레스는 토끼들이 '채소는 맛이 없다'라고 생각하게 세뇌하는 기계를 만들어 첫 실험을 벌이지만 실험은 사고로 끝나고 맙니다. 그러고 며칠 뒤 마을에는 집채만한 거대 토끼가 출몰해 온통 쑥대밭을 만들어 놓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주민들은 난리가 났고 월래스와 그로밋은 거대 토끼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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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월레스와 그로밋이 아기자기한 소품 규모였다면 이번 '거대 토끼...'는 블록버스터 급입니다. 코미디와 액션, 약간의 러브스토리까지 곁들여 85분의 러닝타임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다소 엉뚱하고 떠벌이 성격의 주인 월레스를 모시고 사는 그로밋이라는 캐릭터는 실사영화의 명배우 못지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도 없고 눈썹과 동그란 눈, 커다란 코 만으로 복잡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내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장인정신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꼬박 일주일 작업하면 8분 분량을 찍을 수 있다고 하니 초고속 시대에 대단한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입니다.(월레스에게 아침 식사로 각종 채소를 올리는 장면에서 그로밋의 표정을 주목해 보십시오)

거대 토끼와의 추격전, 월레스의 각종 생활 편의 발명품의 동작 등 액션 장면도 적절한 편집과 구성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다만 한가지, 토끼의 코가 돼지의 그것처럼 묘사된 점은 다소 불만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탁월한 유머감각에 있습니다. 월레스의 기발한 발명품들, 토끼들의 귀여운 몸짓과 표정, 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허풍선이 귀족, 교회 목사님이 혼자 기도할때 벽에 장식된 스테인드 글라스, 파이프 오르간 연주자 등등 곳곳에서 웃음을 불러일으킵니다.

무엇보다도 탁월한 장면은 거대 토끼를 잡겠다며 여자 토끼 인형을 차위에 얹고 그로밋이 요염한 동작을 만들어내는 장면으로 감탄과 귀여움, 감동이 함께 어우러집니다. [킹콩], [배트맨],[늑대인간] 등을 패러디한 장면도 영화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 본영화 시작전에 [마다가스카]에서 주연들보다 더 사랑스럽고 엉뚱한 캐릭터인 펭귄들이 나오는 10분짜리 단편도 덤으로 보여주니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의 종합선물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습니다.

1995년 결혼 1년 전 집사람과 월레스와 그로밋을 보았고 그때 월레스가 달나라에 가서 치즈를 먹는 장면에서 괜히 목이 뻣뻣해지고 갈증이 났던 느낌이 생생한데 어언 10년이 흘러 8살 아들놈과 그 속편을 다시 만나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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