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법무 장관의 이 수사 지휘권은 검찰청법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이 법 제 8조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장관이 검찰총장 만을 지휘한다고 돼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검사 동일체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에 대한 장관의 지휘가 일선 검사에게도 그대로 내려가기 때문에 결국 장관이 개별 사건을 지휘하는 셈이 됩니다.
지금까지 송두율 교수 사건,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 등에서 이 지휘권 발동이 거론됐다가 흐지부지된 것도, 법무 장관이 검찰의 개별 사건 수사에 개입한다는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검찰의 반발은 어느정도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천 장관이 이를 무릅쓰고 지휘권 발동을 강행한 데는 바로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우상욱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기자>
천정배 법무장관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번 불구속 지휘에 정치적인 배경은 전혀 없다고 누차 강조했습니다.
[천정배/법무장관 : 헌법과 법률이 정한 불구속 수사 원칙을 잘 지켜가면서 당당하게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되겠다는...]
하지만 정치인 출신인 천 장관의 이런 입장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 지, 논쟁은 검찰 담장을 넘어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박준선/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 매우 정치적 의도가 짙은 것으로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따라서 당연히 당연히 철회돼야 합니다.]
[장경욱/민변 사무차장 :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사안이므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에 근거해 정당하게 내린 지시입니다.]
검찰권 행사 방향에 대한 천 장관과 김종빈 총장 간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8월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 수사 여부를 놓고도 한차례 격돌한 바 있습니다.
천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자, 다음날 김 총장이 "부당한 지휘권을 따를 필요가 없다"며 맞받아 친 것입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장관이나 총장이 청와대의 의중을 살펴 검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수뇌부 사이의 충돌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민정권과 함께 둘 사이의 의견대립은 표면화됐고, 참여정부 들어서만도, 강금실 장관 시절 몇 차례나 갈등이 표출됐습니다.
이번 사태의 경우, 서면 지휘와 사퇴 거론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까지 번져나간 만큼, 당분간 파문이 가라앉더라도 갈등은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