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중미지역을 덥친 허리케인으로 과테말라에서는 마을 하나가 다 매몰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그 처참한 현장에 한국 방송기자로서는 처음으로 SBS취재팀이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김성준 특파원이 소식 전해 왔습니다.
<기자>
흙더미에 묻혀버린 파나바 마을로 가는 길은 마치 재앙의 전시장 같습니다.
좁은 도로는 무너진 돌과 흙으로 엉망이 됐고 산들은 무엇인가에 예리하게 할퀸 듯 곳곳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해발 2천미터를 넘는 산구비를 돌자 거대한 아티틀란 호수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던 호수는 가장 처참한 호수로 변해버렸습니다.
이 포구는 평소 같으면 호수 구경을 오는 관광객들로 붐비던 곳입니다만은 지금은 이렇게 보시다시피 구호품들을 실어 나르는 배들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마을 전체가 흙더미에 뒤덮혀 주민 4천명 가운데 적어도 1/3정도는 숨진 것으로 집계된 곳입니다.
폐허 위를 걷는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가족 대부분이 사라졌다는 대답 뿐입니다.
[파나바 마을 주민 : 내 남편과 동생 부부, 아이들 여섯이 땅 속에 묻혀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옥수수대로 만든 가축 우리 같은 이곳이 주민들이 살던 집입니다.
바로 여기서 어머니와 아이 셋이 한꺼번에 숨졌습니다.
혼자 산사태를 견뎌낸 교회건물이 이곳이 사람 사는 마을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시입니다.
재해가 발생한 지 벌써 아흐레가 지났지만 지금껏 발굴한 시신은 70여구에 불과합니다.
지지부진하던 수색 작업마저 사흘째 중단됐습니다.
[라미레즈/파나바 마을 행정관료 : 보건성에서 생존 가능성 희박하고 방역 문제도 있어 수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중앙 정부조차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원주민 마을 어디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뉴올리언즈 시민들은 그나마 침수된 집이라도 되찾았지만 과테말라의 이재민들은 가족과 마을 모두를 송두리째 잃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