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백화점.
여섯 살짜리 아이들의 옷값을 물어봤습니다.
[매장 점원 : (원피스는) 60만원이고요, 투피스 하시면 3, 40만원. 남자거는 조금 저렴해요. 남자 아이 옷은 투피스 하시면 20만원..]
심지어 티셔츠 한 벌의 가격이 10만원을 웃돕니다.
[매장 점원 : 이런 티셔츠 같은 경우는 13만8천원에서 20% 할인 해서 11만 4백원. 거의 티셔츠가 20만원대거든요. 코트는 40만원에서 60만원대..]
청담동 주택가에 자리한 한 아동복 매장.
태어난지 백일 된 아기부터 13세 아동까지의 의류와 신발 등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주택가 골목에 있어 손님의 발길이 뜸할 것 같지만, 이 곳의 한 달 매출은 수천만원이 넘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수입해온 고가의 아동복을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돌 무렵의 아기용 원피스, 앙증맞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40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남자 어린이의 정장 한 벌은 5, 60만원으로 웬만한 성인 정장 한 벌의 가격과 맞먹습니다.
여아용 코트의 가격 또한 40만원에서 60만원대로 성인용 코트의 가격을 능가합니다.
성장이 빠른 어린이들이 입기에는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내 아이만큼은 좀 더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에겐 가격보다 다른 가치가 앞섭니다.
[청담동 수입 아동복 매장 : 아무래도 가격보다 디자인이 너무 예쁘면 가격 신경 안 쓰시고 사가시는 편이에요.]
현재 청담동을 중심으로 이렇듯 고가의 수입 아동복을 취급하는 멀티 브랜드샵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한산한 매장 풍경.
그럼에도 한 달 매출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까지 달하는 이유는, 한 고객당 구매하는 단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가게 점원은 말합니다.
[청담동 수입 아동복 매장 : 방문자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고객 한 분이 많이 사가세요. 2,3백만원씩 사가시는 분들이 계시고..]
실질적으로 한 백화점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과 비교해 올 상반기의 이동복 매장 고객 수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고객당 구매 단가는 오히려 6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역시, 아동복 매장의 면적을 늘리고 상품도 명품을 비롯해 프리미엄급으로 재편성하는 추세입니다.
[최 용/백화점 관계자 : 고객의 욕구가 아이를 귀족처럼 키우자, 그런 심리가 많고요. 그러다 보니까 매장은 점점 넓어지고 고급화 추세로 진행되는 것이죠.]
이는 세계 최저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저출산률과 그에 따른 이른바 '한국형 소황제' 현상의 등장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즉 맞벌이 등으로 소득은 높지만, 자녀수는 오히려 줄면서 두 세 자녀에게 투자하던 비용을 한 자녀에게 집중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박재항/제일기획 광고기획팀 팀장 : 범사회적인 개인주의·가족 중심주의 경향이 같이 나타나면서 프리미엄 고급품들을 유아용품, 아동복에서도 찾는 그런 경향이 크게 대두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차정화/주부 : 아이한테 가장 좋은걸 주고 싶은 건 어떤 엄마나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걸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영아/주부 : 너무 과도하게 애들의 욕구보다 앞서가는 경향이 있는거 같은데 저는 그런 식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판단 기준이 미약한 아이들에게 자칫 비싼 것이 무조건 좋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복 시장의 귀족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그러나 귀족처럼 키운 아이가 과연 정신적으로도 귀족으로 자라날지, 그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