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세기 동안 우리네 부엌을 지키고 있던 살림살이들.
그 옛날,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의 손때 가득한 세간도구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습니다.
천년의 시간을 넘긴 삼국시대 숟가락에서 해방 직후 처음 나온 수동 믹서기까지.
큼지막한 가마솥 안엔, 구수한 보리밥이 한 가득일 것 만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정겨운 향수가 풍겨지는 이곳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부엌살림박물관입니다.
[윤숙자 관장/전통조리학과 교수 : 학생들에게 전통음식만 가르치는게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들 때 어떤 그릇이 필요했는지 가르쳐주고 싶어서 전국을 다니면서 모으기 시작한거에요.]
아이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중년의 아버지는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봅니다.
[박한권/부천시 : 다식먹고 ,떡매치고...그러던 것이 생각나네요.]
하지만 아이들은 난생 처음 낮선 물건들을 보면서 상상력을 총동원해 보지만 그 쓰임을 짐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이들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이 나무통은 강원도 지방에서 쓰였던 김치독입니다.
[이성자/시흥시 : 요즘은 너무나 바쁘게 바뀌니까 (아이들이)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생활상을 잘 알고 갔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선 잊혀진 전통 식생활 모습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명절음식과 전통 풍습까지 알기 쉽게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구동우(15살)/의정부시 : 처음 보니까 신기하고 그래요.]
[임진묵(10살)/시흥시 :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어서 지식이 쌓이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박물관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한 아이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직접 자르고 버무르면서 우리전통 음식인 김치를 만들어 봅니다.
[정서아(12살) : 엄마 아빠 제가 집에 가서도 해 드릴께요.]
현대 문물에 익숙한 아이들에겐 우리 전통의 먹거리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의 장으로, 빠쁜 일상에 찌들어 한숨의 여유조차 잃어버린 어른들에게는 포근한 어머니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구수한 누룽지 내음 가득한 부엌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