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통의 원조 음식점 간판이 늘어선 광화문 뒷골목.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원조집은 51년 전통을 자랑하는 메밀국수 전문점입니다.
메밀국수집이 생소했던 시절.
이곳에 터를 잡은 후, 반세기가 넘게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시원한 메밀국수로 여름 더위 사냥에 나선 고객들 대부분 추억의 맛을 찾아온 단골손님들입니다.
[고객 : 열일곱, 열여덟살..50년 됐어요. 메밀 자체에 함량이 많단 말이야. 그러니까 맛이 다르죠.]
[고객 : 육수 맛이 참 담백하고 입에 맞는 것 같아요. 외국에 있으면서 이 맛이 그리워가지고 여기(한국) 올적마다 꼭 한번씩 들러요.]
51년 전통비법을 2대째 대물림해오고 있는 이영주씨는 지난 1978년 작고한 창업주 안평순여사에게 가게를 물려받았습니다.
창업 당시 지금의 교보빌딩 자리에 있던 가게는 재개발로 가게터가 헐리면서 도로변으로 옮겼습니다.
그 시절, 광화문에 몰려있던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깔끔한 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게는 성장세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물려줄 자녀가 없었던 창업주는 말년에 건강이 악화되자, 단골손님으로 찾던 일식집 주인 이영주씨에게 가게를 내줬습니다 .
[이영주 대표/미진 : 우시면서 자식같은 이런 가게다. 이걸 자식처럼 정말 잘 길러서 내가 할때보다 더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이런 가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널 주는거다.]
가게를 물려받은 이 사장은 몰려드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평수를 늘려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메밀국수는 겨울철에는 찾는 사람이 적었고 뒤이어 패스트푸드점이 속속 등장하면서 매출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
위기 타개책으로 이 사장은 가게 공간을 활용해서 밤에는 부가메뉴로 생맥주를 팔았습니다.
호프집이 한창 붐을 탈 때였던만큼 가게 매출은 상승세를 탔습니다.
그러나 이 사장은 고모라 부르며 따르던 창업주의 뜻을 되새기며 호프집 운영을 포기했습니다.
[이영주 대표/ 미진 : 고모님한테 미진을 정말 아름답게 키우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싶은 그 마음 있잖아요.]
본업으로 복귀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잇기 위해 다양한 메뉴개발에 나서 메밀전병을 비롯해 14가지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
강원도 평창에서 공수해온 통메밀과 속메밀을 절반씩 섞어서 만드는 '메밀묵밥'은 사위 이종헌씨 작품입니다.
5년 전부터 3대째 대물림을 준비중인 그의 꿈은 메밀의 달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종헌/사위(3대째 대물림 준비중) : 단골손님들에게 보답하고자 메밀국수에 관한 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일인자가 되겠습니다.]
창업 60주년을 앞둔 이사장은 또 다른 꿈이 있습니다.
현재 가게는 사위와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또 다른 '미진'의 후계자를 찾는 것입니다.
[이영주 대표/미진 : 고모가 저를 믿고 주셨듯이 저도 미진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주고 싶네요.]
적임자에게 가게를 대물림하는 미진의 전통은 가족중심의 대물림문화에 신선한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 2대를 넘기기 힘들다는 세태에서 후계자를 잘 선택하는 사람만이 오래된 가게, 노포를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