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어젯밤 위안화 가치를 2.1% 절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페그제도를 폐지하고 변동환율제도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인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상반기 내내 촉각을 곤두세웠던 위안화 절상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안화 절상은 즉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폐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 화폐가치가 저평가돼 있거나 현재의 경제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중국 경제는 지난 해에도 9% 가까운 고성장을 했고, 올해도 연 8% 안팎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갖가지 냉각조치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도 9%가 넘는 성장을 이어 가자 중국정부가 결국은 칼을 빼든 것으로 봐야하 것 같습니다.
이런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위안화 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고정돼 있음으로 해서 갖가지 부작용이 발생했던 게 사실입니다.
우선 중국 내부적으로는 환율 저평가에 따른 수출호조로 외환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 물가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경기과열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 심화됐습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문제와 소비과열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심각한 쌍둥이 적자,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의 성장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최근 이라크 전쟁 비용과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용 등으로 국가 재정적자가 4천억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고, 특히 무역적자의 경우에 5년 전만 해도 연간 800억 달러를 조금 넘던 것이 지난 해에는 6천 5백억 달러를 넘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죠.
이 가운데 대 중국 교역과정에서 발생한 무역적자가 무려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들어 부시대통령까지 나서서 중국이 유연한 환율제도를 도입해서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한다면서 위안화 절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습니다.
결국 중국 내부의 경기연착륙을 위한 환율제도정비의 필요성과 미국의 쌍둥이 적자 해소를 위한 압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가 겪은 IMF 사태같은 통화위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당시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고 있던 동남아와 우리나라는 외국의 단기차입금 상환 압력이 높아지고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환율 급등으로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에 대해 일정하게 고정시켜 놓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유지해 이런 충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은 페그제라는 관리형 변동 환율제도를 유지해 왔는 데, 자율변동환율제와 국가가 개입하는 고정환율제의 중간 형태입니다. 형식적으로는 하루에 변동폭을 정해 이 범위 안에서는 자율적인 환율 변동을 용인해 왔지만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8.28위안에 고정시키면서 사실상 고정환율시스템을 유지해 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환율시스템의 개편과 위안화 절상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위안화를 절상해야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쪽의 논리를 살펴 보면 우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계속 고정해 놓으면 낮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경상 흑자가 지속되고 이것이 중국 내로 흘러들게 되고 이것이 결국은 물가의 급등으로 이어져서 중국 경기의 경착륙, 급격한 냉각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계의 공장 구실을 하며 각종 원자재 등의 소비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에 의존한 다른 경제권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와 함께 무역적자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경상적자는 더 심각해지고, 이로 인한 부담으로 미국의 소비둔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세계경제 전체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죠.
결국 중국이 위안화를 올려 중국 내 물가급등과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예방하는 동시에 미국의 소비를 유지시키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을 가능케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다분히 미국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스티글리츠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과 월가의 스티븐 로치 등 저명한 경제분석가들은 여전히 중국 위안화 절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위안화 가치의 변동이 아직까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 IMF 직후 아시아 금융위기 때처럼 중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중국의 수출둔화가 불가피해서 세계 경제 전체의 성장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경고도 함께 내놓고 있습니다.
또 가장 크게 지적되는 문제는 미국의 부시행정부가 자국의 쌍둥이 적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엉뚱하고 중국에 화살을 돌려 정책실패를 떠넘기려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전쟁비용 지출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죠.
오히려 부시 행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 대신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재정 수지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마치 미국 쌍둥이 적자의 주범인 것처럼 화살을 돌려 근본적인 처방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인데, 위안화 절상 이후 중국과 미국 경제 동향에 따라 이런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Dow 10,627.77 (-61.38p, -0.57%)
Nasdaq 2,178.60 (-9.97p, -0.46%)
S&P500 1,227.04 (-8.16p, -0.66%)
위안화 절상에 가장 놀란 곳은 역시 외환시장입니다. 엔화가 달러화에 이번 위안화 절상폭인 2.1% 이상 가파르게 치고 올라갔습니다. 달러엔 환율이 어제 달러당 112엔대에서 오늘 110엔대로 급락하며 엔화가치가 달러화에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화 환율 동향은 NDF, 즉 역외 선물환이라고 해서 뉴욕의 JP 모건 같은 증권사 창구를 통해 거래되는 가격으로 알 수 있는데, 달러당 1,017원에 거래됐습니다.
어제 뉴욕시장 종가, 달러당 1,040원에 비하면 2.2% 원화가치가 오른 것이고 엔화가치 오름폭과 비슷합니다. 결국 조금 뒤에 개장할 오늘 한국 외환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가격 흐름을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는 구리값이 16년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국제 원자재값이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계기로 수입이 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 금시세는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걸 반영해서 역으로 큰 폭 뛰었습니다.
뉴욕증시는 오늘, 위안화 절상 소식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편으로 런던에서 재발한 폭발사건 영향에다 최근 상승에 따른 경계심리가 작용하면서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먼저 다우지수는 값싼 중국제품 의존도가 높은 월마트 등 소매업체들의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61포인트, 0.57% 하락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9포인트, 0.46% 내렸습니다.
이번 위안화 절상조치는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 고질병인 미국의 경상적자 문제를 다소간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 수입품 값이 올라 인플레나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 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진단입니다.
종합주가지수 1,074.65 (+0.25p)
코스닥지수 520.61 (-1.07p)
원달러환율 1,035.50 (-6.90원)
국고채3년물 4.10%(-0.09)
최근 미국의 금리가 계속 오르고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연초에 990원대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에는 1040원 안팎까지 올라 있는 상태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외환시장 마감 이후 위안화 절상 소식이 전해 지면서 역외외환선물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한꺼번에 20원 이상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예상된 충격이지만 예상과 현실은 분명 다른 임팩트를 주고 있습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린 것은 중국의 경제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미국이 경상적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올려서 중국 수출품들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압력은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대 미 무역흑자가 큰 나라들에 집중적으로 가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외환시장이 개장되면 어느 정도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다만 올 상반기에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서 이미 환율이 상당 부분은 조정을 받은 이후여서 환율 하락의 폭과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위안화가 절상된다는 것은 중국의 돈 값이 비싸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 왔던 일부 수출관련주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는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폭에 따라서는 이런 주가의 조정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제 줄기세포 주가조작 파문에 따른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으면서 악재에 민감해지는 와중에 이런 위안화 절상 충격이 겹치는 형국입니다.
결국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단기적인 충격의 폭이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위안화 절상폭이 2.1% 였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최소 5%에서 최대 15%까지를 적절한 절상폭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예상이 현실이 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추가적인 절상의 폭이나 속도에 따라 잠재적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하반기 우리 경제를 괴롭힐 복병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