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매일 같이 말쑥하게 차려 입는 중년의 남자가 있습니다.
광택이 잘 난 구두까지 골라 신고, 단정하게 머리를 정돈하고 손톱 소재까지 합니다.
조금은 낮선 풍경속의 중년의 신사.
그의 직장은 서울 시내의 특급호텔.
그는 이곳의 영업이사입니다.
매일 아침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손톱을 정돈하는 것은 그의 오래된 습관이기도 합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호텔은 호텔 자체도 상품이지만, 음식도 상품이고 모든 것이 상품입니다. 저 또한 이렇게 외모를 깔끔하게 하는 것도 호텔의 상품이니까요.]
본인 스스로를 상품이라 지칭하는 한기덕 이사.
이 호텔의 모든 기획과 영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그는 실제적인 호텔의 경영자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IMF 때에도 전직원에게 특별보너스를 지급할 만큼, 그의 호텔 경영은 탁월합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국내 시장은 상당히 초토화되어 있었죠. 그런 가운데 우리가 중저가 시장을 파고 들었던 것이, 좋은 매출과 좋은 효과를 올릴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자리에서 최고의 명예를 누리고 있는 호텔리어 한기덕 이사.
하지만 그의 시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를 화려한 호텔리어로만 보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그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졸업.
[안학영 과장/H 호텔 한식당 : 초등학교만 나오셨잖아요, 그러시고는 대학원 석사 학위까지, 서비스쪽에서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시는 모습...]
4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따리 행상을 하던 어머니.
중학교 진학은 그에겐 사치였습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모든 학생들이 중학교에 가려고 다 합숙 교육을 받는데, 나는 할 수가 없었어요. 집에 와서 말씀 드리니까 우선 먹고 살기도 힘든데 (중학교는 어렵다.) 저수지에서 몇시간동안을 울었던 것 같아요.]
단돈 500원을 들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을 때가 겨우 15살.
16살이 되면서부터 꼬박 6년동안 연탄배달을 했습니다.
바로 그때 인생을 바꿔놓은 운명이 찾아왔습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성격이 깔끔한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 연탄도 안 흘릴려고 노력하고 쌓는 것도 깔끔하게 쌓는 모습을 보고 인상깊이 느끼셨던 것 같아요.]
동네 아주머니의 소개로 들어가게 된 호텔.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다른 직원들을 도와주는 허드렛일 뿐.
호텔일을 시작하면서 연탄 배달을 할 때 보다 사정은 좋아졌지만, 가난 때문에 다하지 못한 공부는 여전히 그가 넘아야 할 산으로 남아있었습니다.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가 지날수록 산은 그의 곁으로 다가왔고, 그 산은 이젠 두렵지 않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어려서부터 (학력) 콤플렉스가 많았죠. 주간은 초등학교(졸업)가 전부니까요. 그래서 계속 야간공부를 했고, 최종으로 대학원을 수료한 것은 2002년도입니다.]
아직도 그는 틈만 나면 마치 수험생 처럼 공부를 합니다.
[마킹/ 51세 은행원 : 그는 좋은 사람이에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고, 나는 그가 호텔 생활을 시작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만났는데 그는 성공했어요. 그는 어떤 가능성도 실현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나이 쉰이 넘도록 공부에 메이게 하는 호텔리어라는 직업.
하지만 그는 이 일이 '천직'이라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1998년 국제 관광세미나에 한국 대표로 말레이시아 방문.
그리고 2002년 대통령 표창의 영광까지, 어린 나이에 고학생으로 했던 연탄배달은 그를 진정한 호텔리어로 만들어준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한기덕 영업이사/H 호텔 : (연탄을 배달하는 동안) 나에게 주는 시선이라던지 나에게 던져지는 말 한마디.. 내가 그 시선을 비켜가면서 서비스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호텔에서도 고객의 마음을 쉽게 읽을 수 있고..]
나보다 타인을 위한 배려가 진정한 서비스라 믿는 쉰둘의 호텔리어 한기덕 이사.
화려한 성공뒤엔 그 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