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생 시절 스타워즈 1편을 보고 글자 그대로 '매혹'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본다면 어설프고 촌스럽게 보이겠지만 깜깜한 우주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전투 장면은 상상력과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소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외삼촌과 함께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더 보겠다고 조를 정도였습니다.
당시 제 고향 대전의 개봉관은 좌석제가 아니어서 영화 상영 중간에 들어가거나 한번 더 봐도 되는 구조였습니다. 빛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선, 레이저 총을 가진 병사들을 제압하는 윙윙거리는 광선검, 다소 덜 떨어진 3PO와 R2D2의 찰떡 궁합...등 등 꿈많고 상상력 풍부한 어린 마음을 매혹시키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 나온 속편들은 1편 만큼 강렬하지는 못했습니다. 전투와 액션 장면들은 긴박감을 주었고 다양하고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외계 종족들을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루크가 요다를 만나 수련을 받으면서 뜻모를 선문답을 주고 받는다거나 지루한 요소들이 많았지만 역시 군데 군데 나오는 전투 장면과 액션 장면들은 여전히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개봉을 앞두고 예매 행렬이 장사진을 쳤고 개봉 당일에는 휴가를 내고 영화를 보려는 매니아 팬들로 사무실마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명작이자 흥행작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미국민의 사랑을 듬뿍받는 작품인데 그 이유는 짧은 역사로 이렇다할 신화나 전설이 없는 미국인들의 마음에 신화적 요소를 제공한 점과 캐릭터 사업등 다각도로 팬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마케팅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테크놀로지에 비해 스토리가 빈약하고 대사의 질이 떨어져 명작의 반열에 꼽을수는 없다는 비판도 많이 있지만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꿈을 30년에 걸쳐 실현했다는 사실만은 부럽기도 하고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클론의 습격이 있은 뒤 공화국은 분리주의자인 두쿠 백작 세력과 치열한 우주 전쟁을 펼칩니다. 주인공 아나킨은 스승인 오비완과 함께 두쿠 백작에게 억류되어 있는 팰퍼타인 의장을 구출하기 위해 적진으로 뛰어들어 임무를 완수합니다. 하지만 공화국 내부에서는 권력욕을 노골화하는 팰퍼타인 의장과 제다이 원탁회의 사이에 갈등이 깊어가게 되는데 제다이들은 팰퍼타인과 가까운 아나킨을 의심하며 제다이 마스터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아나킨의 연인 파드메 공주는 비밀리에 아이를 임신했는데 아나킨은 사랑하는 공주와 아이의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꿈을 꾸며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팰퍼타인 의장은 젊고 패기넘치는 아나킨의 이런 불안과 불만을 교묘히 파고들어 악의 포스를 주입하기 시작합니다. 팰퍼타인 의장은 본색을 드러내 결국 제다이 기사들을 몰살시키기 시작하고 갈등하던 아나킨은 악의 세력에 영혼을 팔고 결국 불화산의 별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다름없는 오비완과 최후의 결투를 벌이게 됩니다.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는 완결편답게 경이로운 스펙터클을 선사합니다. 초반 10분의 우주전쟁 장면은 이전의 작품들의 모든 요소를 총망라한 듯한 스케일과 특수효과로 일단 관객의 얼을 빼놓고 시작합니다. 뜨거운 용암이 춤을 추는 화산별에서의 마지막 결투 장면과 호응하며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또 한가지는 아나킨은 어떻게 다스 베이더가 됐을까하는 주요 줄거리의 의문을 풀어줄 뿐 아니라 3PO가 1편에서 왜 루크를 못 알아보았을까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같은 소소한 수수께끼의 정답을 제공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모른다 하더라도 3편 자체만으로도 완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과는 완전하게 동떨어진 완벽한 상상력의 산물인 스타워즈 시리즈의 완결을 보면서 어찌 보면 엉뚱하고 황당하다고 할 수 있는 상상력과 꿈을 결국 실현시킨 조지 루카스가 부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