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해경과 일본 해경, 우리 장어잡이 통발 어선을 사이에 두고 엊그제(1일)부터 사흘간 동해상에서 대치를 벌였는데요, 다행히 협상이 잘돼서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사건팀 김형주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은 전례가 없어서 우리가 많이 긴장했는데요, 무려 33시간여 동안이나 해상에서 대치를 벌였는데, 자세히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이 사건의 발단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어통발어선인 신풍호가 엊그젯밤 11시 반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3마일 정도 침범하면서 일어났는데요.
일본 순시정이 나포를 시도하자 신풍호는 바로 우리 영해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신풍호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한데다, 불법 조업을 했다는 게 일본측이 주장한 이유인데요.
아무튼 이 과정에서 일본 요원 2명이 신풍호에 옮겨타 곤봉같은 걸로 우리 선원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또 오늘(3일) 있었던 현장조사에서 신풍호 선원들은 일본 순시선이 공포탄 10여 발도 쐈다고 진술했는데요, 아무튼 일본측의 과잉단속은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선원 얘기 들어보시죠.
[황갑순/신풍호 선원 : 무자비하게 당했어요. 손 한 번 대보지 못하고 반항 한 번 못해보고 무자비하게 맞았어요.]
선원들은 재빨리 우리 해경에 구조요청을 했고요.
해경이 신풍호를 발견하자마자 일본 순시정이 끌고 가지 못하게 일단 밧줄로 신풍호를 경비정에 묶었습니다.
2분 뒤에 일본 순시정도 쫓아와서 우리랑 똑같이 배를 묶었고요. 이 때부터 대치가 시작된 겁니다.
<앵커>
긴박한 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 협상은 어떻게 마무리 된건가요?
<기자>
네, 사태가 크게 번질까봐 두 나라 모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잘 해결됐습니다.
우선 신풍호의 불법조업 여부를 놓고 우리와 일본 해경이 첨예하게 맞섰고요.
또, 일본측은 신풍호가 일본 요원들을 태운 채 도주했으니 자기네가 끌고가서 조사를 벌이겠다고 주장을 했고요.
우리측은 일본 요원이 우리 선원을 마구 때린 것도 불법이니 사과해라, 그리고 우리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대치하고 있으니 우리가 조사하겠다 이런 입장이었습니다.
결국 밤샘 협상 끝에 신풍호가 일본 요원을 태우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신풍호와 선원들의 신병을 인도받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신풍호에 관한 문제는 어제 일본과 합의한대로, 우리 해경이 오늘 조사 벌였고요.
일본이 강력히 제시한 불법조업의 문제에 대해선 일단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일단 냉동고가 고장나 있었고 9천개나 되는 어구도 적재함에 실려있었던 점, 배가 조업시 속도보다 빠른 9노트로 운항중이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선원 얘기 들어보시죠.
[신풍호 기관장 : (일본 해역에서 조업을 하셨나요?)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고요. 일단 우리가 조업을 안한 것은 확실합니다.]
일단 협상끝에 일본에 담보금 50만엔, 우리 돈으로 5백만원을 주긴 했지만요,
벌금이 아니고 보석금 같은 거라서 일본 법을 어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이상 원칙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해경이 신풍호를 발견했을 때, 재빠르게 선원들을 먼저 우리 경비함에 태웠거든요.
이런 신속한 대처가 협상에서 우리측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했고 우리 스스로 진상을 조사할 수 있게 한겁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게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이런 의견이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요, 장어잡이를 놓고 벌어진 갈등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장어의 황금어장인 대마도 부근에서 조업을 했었는데요.
그러다 지난 99년도에 신한일어업협정이 맺어졌습니다.
이 협정으로 장어 어장 대부분이 일본측 수역에 포함됐고요.
처음엔 인근 수역에서 어느정도 조업을 할 수 있었는데요, 2002년부터는 아예 일본측 수역에서는 조업이 금지됐습니다.
예전보다 어획량이 3분의 1정도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에 어민들은 힘들 수 밖에 없었고요.
이마저도 일본측 수역 가까이에 가서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업하다보면 조류에 밀리기도 하고 그래서 일본측 수역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산데요.
어민의 얘기 들어보시죠.
[이상만/만선호 선주 : 한국측에서는 (장어가) 거의 안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측) 경계수역에 거의 붙어서 작업을 하는 바람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일본측 배타적 경제수역을 지나가기만 해도 무조건 나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나포가 되면, 재판 하는데 한 달이 넘게 걸리거든요?
그래서 재판을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담보금 수천만원을 내고 마는 겁니다.
어민들의 고충이 말도 못할텐데요.
어업 분쟁,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2, 제3의 신풍호 사건을 막으려면 어장이나 어민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