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이른바 '호랑이 족보'라는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우리나라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들은 대부분이 이처럼 한 배에서 난 호랑이끼리 이른바 근친 교배를 통해서 태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랑이들은 4마리에 1마리 꼴로 사시나 백내장, 시력저하, 신경 이상 같은 유전병을 심각해게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쌍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대공원에 사는 9살 난 암컷 호랑이 '홍아'는 지난 99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9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아비 호랑이는 한 어미에서 태어난 오빠와 동생.
새끼들은 모두 근친 교배로 태어났고 이 가운데 5마리가 차례로 폐사했습니다.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등 국내 13개 동물원에 사육되고 있는 호랑이 38마리 가운데 절반인 19마리가 근친교배로 태어난 3,4세대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호랑이들은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근친교배에 의한 호랑이의 25%가 백내장이나 사시, 신경이상 같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근친교배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건강한 호랑이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노정래/대공원연구실장 : 근친교배가 계속되면 성장이 느리고, 질병에 대한 면역이 떨어지고, 기형의 새끼를 낳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호랑이 뿐만 아니라 사자나 늑대 같은 다른 사육 동물들도 비슷한 실정에 처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모든 호랑이들의 혈통을 조사해 근본적으로 근친교배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