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산 꼭대기에 무선기지국을 세운다며 수십년 된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허가도 받지 않은 이런 불법 공사를 발주한 곳, 다름아닌 경찰이었습니다.
기동취재 최희진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시 강화군 진강산의 공사 현장.
대형 굴삭기가 나무들을 밀어 넘어뜨립니다.
인부들은 전기톱으로 나무 자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9일 시작된 이 공사는 해발 443m 산 정상에 경찰의 무선기지국을 설치하는 공사.
정상까지 곳곳에 전신주를 세우고, 장비운반 등을 위해 작업로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수풀이 우거졌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단벌목으로 이처럼 황폐해졌습니다.
지금도 잘려나간 나무의 밑둥과 가지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뿌리채 뽑힌 나무가 흉물스럽게 쓰러져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 동안 이 일대 2만 평방미터에 걸쳐 소나무와 참나무 등 1천여 그루가 무단으로 벌목됐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합니다.
[한승우/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 : 회복하기 위해서는 나무가 자랐던 기간 만큼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30년에서 50년 이상 지나야 원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
산림법상 벌목을 하려면 자치단체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종수/강화군청 환경녹지과 팀장 : 저희에게 안테나 설치를 하겠다는 협의는 왔으나 정식으로 허가 신청은 없었다.]
공사를 발주한 인천지방경찰청도 무허가 벌목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벌목은 시공업체가 했다고 떠넘기고 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 :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훼손된 것은 사실이에요.]
무단 벌목을 막아야 할 경찰이 오히려 앞장서 조장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