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의 단초는, 앞선 글에 쓴 대로 '득점 가능성'입니다.
우선 아래 표를 보시죠.
주자상황
아웃카운트
1루
2루
3루
0아웃
1아웃
2아웃
X
X
X
0.454
0.249
0.095
O
X
X
0.783
0.478
0.209
X
O
X
1.068
0.699
0.348
O
O
X
1.380
0.888
0.457
X
X
O
1.277
0.897
0.382
O
X
O
1.639
1.088
0.494
X
O
O
1.946
1.371
0.661
O
O
O
2.254
1.546
0.798
왼쪽 '주자 상황'란에 'X'는 주자가 없는 루, 'O'은 주자가 있는 루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맨 위의 'X X X'는 아무 루에도 주자가 없는 상황을 뜻합니다. 그 아래 칸의 'O X X'는 1루에 주자가 있고 2,3루는 없다는 뜻이지요.
오른쪽에 나와 있는 소수들은, '해당 주자상황-아웃카운트에서 남은 이닝 동안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보면, 0아웃 주자 1루인 상황에서, 남은 이닝 동안 공격하는 팀이 올릴 수 있는 평균 득점은 0.783점입니다.1사2-3루에서는 남은 이닝 동안 1.371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사만루에서는 남은 이닝 동안1.546점이 '평균적으로' 납니다.
(-다음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시려면, 위 표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지겨우셔도 꼭 읽어 주세요.
-이 표에 나온 '잔여 이닝 기대 득점'은 1961년부터 1973년까지 메이저리그의 모든정규 시즌 경기의 모든 상황에서 나온 실제 득점을 통해 구해졌습니다. 최근의 야구에서도 이 표에 나온 기대 득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표를 보면, 한 이닝의 공격이 시작할 때, 즉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그 이닝에서 기대할 수 있
는 점수는 0.454점입니다.
만약 선두타자가 단타를 쳐서 진루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무사 1루의 기대 점수는 0.783점입니다. 그렇다면, 이 안타를 친 타자는 그 이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수를 0.454점에서 0.783점으로, 즉 '0.329점 만큼높인' 것이죠. 다시 말하면, 무사-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단타는, '0.329점의 득점 가치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위 표를 이용하면, 모든 주자상황-아웃카운트에서 단타의 득점 가치를 구할 수 있겠죠. 상황별 빈도수를 계산에 넣으면 단타의 '평균 득점 가치'도 구할 수 있겠습니다. 직접 계산해 본 Pete Palmer라는 세이버메트리션에 의하면, '단타의 평균 득점 가치'는 약 0.46점이랍니다.
만약 한 시즌에 단타 100개를 친 타자는 그 시즌 동안 '46점' 만큼 득점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겠죠.
여기서 이런 의문을 품으실 수 있습니다.
"똑같은안타라도 다음 타자가 배리 본즈라면 기대 득점이 높아지고, 다음 타자가 박기혁이라면 낮아지는 거 아니냐"
"똑같은안타라도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나온 안타는 10점차로 앞선 8회에 나온 안타보다 득점 가치가 높은 거 아니냐"
"똑같은 안타라도 팀 타격이 전체적으로 좋은 현대 타선에선 더 많은 득점과 연결될 것이오, 롯데 타선에선 더 적은 득점과 연결되지 않느냐"
"이렇게 상황마다 안타의 가치가 다른데, '평균 득점 가치'란 건 의미가 없는 거 아니냐."
맞습니다. 안타의 가치는 '그때그때 달라요'입니다.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요.
그런데, 이 '상황'이란 건 안타를 친 타자의 책임이 아닙니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주자-아웃카운트-스코어 상황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타자는 없습니다. 자신의 앞뒤 타선을 맡고 있는 동료의 능력 역시 타자의 능력 밖이지요.
한 시즌 동안 단타 100개로 '평균 46점'의 득점 공헌을 한 타자가 있다고 해 봅시다.
주변 타선의 상황에 따라 이 '가상 평균 46점'은 '실제 23점'이 될 수도 있고 '실제 69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주위 상황이 어찌됐건, 이 타자는 '평균적인 팀'에서 '46점'의 득점이 될 공격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는 게 옳을 겁니다. A 타자와 B타자가 똑같이 '평균 46점'을 올렸는데 득점이나 타점같은 '실제 점수'가 차이가 난다면, 그것은동료 타자들의 책임, 혹은 두 선수가 배치된 타순의 차이이지 A,B 두 타자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또이런 의문을 품으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떤 타자는 '결정적 상황'에서 더 강하다. 소위 '클러치 히터'는 똑같은 안타를 치고도 더 많은 득점 공헌을 하지 않느냐"
다음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겠지만, '클러치 히터'의 존재 여부는 세이버메트릭스계의뜨거운 논란 거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 정도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적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클러치 히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좋은 타자와 나쁜 타자가 있을 뿐이죠. 만약 어떤 타자가 '클러치 히터'로 기억되고 있다면, 그 타자는 원래 좋은 타선에 속한좋은 타자였거나, 인상적인 순간에 안타를 친'행운의 사나이'였을뿐입니다. 만약 어떤 타자의 '클러치 상황'에서의 성적이 평소보다 나쁘다면,'평균의 법칙'에 따라 조만간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단타의 평균 득점 가치는 약 0.46점입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2루타, 3루타, 홈런, 도루, 사사구, 도루, 도루자 등공격 시 발생하는모든 사건들의 '득점 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타자가 한 시즌 동안 팀의 득점에 얼마만큼 공헌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잴 수 있겠죠.
다음 글에선 이 '개별 타자의 득점 창출'을 측정하는 공식 'Batting Linear Weights'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