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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만으론 못막는다

제 개인블로그에 며칠전, 갑자기 백명이 넘는 방문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웬일인가 했는데, "연예가X파일..."이라는 글때문이었나봅니다. 그거 참 너무하네. 거론된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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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블로그에 며칠전, 갑자기 백명이 넘는 방문자가 몰려들었습니다. 웬일인가 했는데, "연예가X파일..."이라는 글때문이었나봅니다. '그거 참 너무하네. 거론된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스러울까.' 뭐 이런 잡담이었는데, 인터넷에서 '연예계X파일'을 검색했던 분들이 혹시나 하고 들어왔던것 같더군요. 앗뜨거라 싶어서 얼른 제목을 '문제의 그 파일'로 고쳐놨습니다.


문제의 파일에 거론된 연예인들은 문건을 만든 동서리서치와 제일기획을 상대로 법적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은 두 회사만 책임질 일은 아닙니다. 수많은 '단순유포자'의 가담이 없었다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순전히 가정이지만, 처음 이 파일을 작성자로부터 전달받은 사람이 혼자만 보고 끝냈다면? 또는, 확산의 1단계 고리에 들었던 몇명이 자신들만 보고 끝냈다면?

그랬다면 X파일은 온세상에 퍼지지 않았을 것이고, 연예인들도 상처를 덜 받았을 것입니다. 오양사건 백양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재미로, 또는 그냥 궁금해서 문제의 파일을 인터넷으로 주고받은 사람들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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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단순유포자에 해당하는 수많은 네티즌들도 처벌을 받게 될까요?

현행법상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은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1조 (벌칙) ①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즉, 적시,유포한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블로그나 카페에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음악파일 올리면 처벌받는다고 해서 모두들 '얼어'있으시죠? 인터넷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법규도 그 못지않게 엄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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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법조항을 적용한 처벌에는실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라 하여, 명예훼손을 당한사람이 처벌을 요구해야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의 경우, 문제의 파일이 과거 문제가 됐던 다른 동영상류와 달리 용량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무차별 확산됐습니다. 어딘가 공개게시판같은 곳에 누군가가 X파일을 올렸다면, 피해연예인들이 이사람을 찾아고발할 수 있겠지만, 무슨 동 어디에 사는 모씨가 자신의 친구에게 이 파일을 메일 또는 메신저로 보냈다면, 이 사람을 무슨수로 찾아 사법당국에 처벌을 요구하겠습니까.

또한가지 문제는 '공연히' '비방할 목적으로' 등으로 표현된 부분입니다. 단순유포자가 '저는 비방할 목적은 없었어요.' 등으로 반론을 펼 경우,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를 입증해야 하니까요.

회사에서 나이많은 선배들은 '야, 인터넷에서 이런거 어떻게 못막냐? 문제 아냐?'하고 묻곤 하시는데, 다들 아시듯, 네. 이런것은 기술적으로 못막는다고 봐야겠죠.

그러니,결국 기댈 것은 네티즌의 의식 뿐입니다.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고김선일씨 동영상이 문제가 되었을 때는 네티즌들이 스스로 '그런거 보려고도, 찾으려고도 하지말자'는 운동을 벌였더랬죠. 남의 신상문제에 관한 비밀스런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때도 모두가 그런 마음자세를 갖는다면, 이런 파문은 없어질 것입니다.

그것과 이것은 다르지 않냐고요? 물론 사람이 참혹하게 살해되는 장면과, 연예인에 대한 이런 저런 소문을 모아놓은 것은 사안의 경중이 전혀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X파일은 그냥 흥미거리였잖아. '라고 생각하는 데서 바로 이런 사건이 벌어집니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고, 우리에겐 그냥 심심풀이 오징어땅콩같은 것도 당사자에겐 '사회적 살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정보으의 위험성에 대한 불감증에서, 우리 모두 벗어납시다.


이현식 hyunsik@sbs.co.kr
http://my.sbs.co.kr/hs1343
http://blog.naver.com/nk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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