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40억원의 안기부 자금을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썼다는 이른바 '안풍 사건'으로 기소된 강삼재 전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보도에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고등법원은 안기부 자금을 신한국당 총선자금으로 유용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한나라당 강삼재 전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 93년 한해 동안 안기부 계좌에 잔고가 무려 1,293억원이나 증가한 점을 볼 때, 안기부 예산 외에도 외부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 전 차장이 돈을 꺼내 쓴 것만으로는 안기부 예산을 횡령했다고 보기 어렵고, 김 전 차장과 국고 횡령을 공모했다는 강 전 의원도 무죄라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돈을 건네 받았다는 강 전 의원의 진술이 믿을만 하다고 밝혀, 돈의 출처가 사실상 YS 비자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진술한 김 전 차장에게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도마뱀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만 될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 전 의원에 대해 금융 편의을 봐달라며 경남종금 전 지점장 주 모씨에게 2억원을 전달한 혐의는 일부 인정해, 벌금 천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