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오늘(14일) 새벽 서울 강남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머니와 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층 아파트 화재를 진화하기 위해선 사다리차가 필수지만 오늘 화재 현장에는 사다리차가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박민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이 물을 쏘아 올려보지만 불이 난 15층까진 턱없이 미치지 못합니다.
불이 난 것은 오늘 새벽 5시 반, 52살 이모씨의 집에서였습니다. 이 불로 이씨의 아들 22살 김모 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이씨는 불길을 피하려다 베란다에서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 불길이 번졌거든요. 순식간에 여자분이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확 몸을 던지셔가지고.]
소방차가 신고를 받고 5분만에 현장에 출동했지만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멈춰섰습니다.
[아파트 주민 : 주차돼 있는 차를 빼야지 들어와요. 그래서 그걸 빼는 데 20분 걸렸고 그걸 빼고 들어왔는데 돌라 그러니까 또 막혀요.]
이 때문에 고층 화재진압에 필수적인 고가 사다리차는 아예 단지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20년 이상된 이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도 없어 일렬 주차가 예사였고 때문에 폭이 2.5미터인 고가 사다리차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소방법상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층마다 스프링클러, 즉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15층짜리 이 아파트는 그런 규정의 적용도 받지 않아 피해가 커졌습니다.
소방대원의 초기 대응도 미숙했습니다. 현관문을 부술 절단기도 없이 15층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바람에 문을 여는 데만 2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이종준/서초소방서 화재조사팀장 : 열기 때문에 방화문이 늘어납니다. 변형이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10분 이상 걸렸죠.]
오늘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27대와 소방대원과 경찰 백50명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주차환경과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화마에 갇혀 절규하던 생명은 끝내 구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