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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좌담 발언요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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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밤 SBS 특별좌담에 출연해, 특검법을 둘러싼 대치정국과 이라크 파병문제,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 국정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다음은 생중계된 좌담 내용을 연합뉴스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청와대 생활]

질문) 얼마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못해먹겠다' 발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조사됐다.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 취임 전과 차이가 있느냐.

답변) 아무래도 생각보다 차이가 있다. 여러 생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기도 하고, 상황 짐작도 하고 앞선 대통령이 한 일 하나하나를 복기하듯 '이랬으면 좋았겠다'는 가정으로 마음의 연습을 하는데 막상 대통령돼 부닥치니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많이 있다.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 할만큼 그 정도는 아니고, 당시 얘기는 그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9개월은 나에게 어려운 시기였고 나라와 국민에게도 매우 어려운 시기어서 힘들었는데 한편으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많아서 단련할 기회가 된 것 같고,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아도 많이 변하고 변해가고 있고, '이대로 하면 뭔가 나중에 많이 바뀌겠구나'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질문) 가장 고민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일은.

답변) 국가적으로는 역시 북핵 문제가 큰 문제이고, 그러나 그건 주어진 것이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파병 문제를 결정할 때 제일 고민스럽고 어렵다. 아까 고민 안한다고 했는데 실제 고민된다. 개인적으로는 저나 제 주변사람들의 허물이 드러날 때 어렵죠. 고민스럽다.

[이라크 파병 문제]

질문) 이라크 파병에 대해선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으로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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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명분 논란이 있다. 나중에 세계질서가 어떻게 되는냐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파병에 대해 부정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적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얼마전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독일을 다녀왔는데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의 오랜 전략 보좌관인 에본 바르를 만났다. 동서 냉전질서 해체로 소련의 위협이 줄어 비로소 독일이 미국과 다른 말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라크 문제에 있어서 독일이 다른 말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독일 통일 10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소련의 위협이 없어 미국에 맞서 이제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우리는 북핵 문제가 있고, 이를 풀어야 하는데 북핵 문제를 풀 때 결국은 미국이 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은 북한을 고립된 상태로 봉쇄하고 상당기간 가도 미국으로선 큰 영향 없다. (미국은) 얼마든지 긴 시간 봉쇄할 수 있으나, 한국은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되므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해결이 잘될까, 예를 들면 미국과 자주권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고 부닥치며 세계여론에 호소하며 싸워나가는 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소위 한미 공조를 돈독히 하며 한국 사정과 한국 발전이 미국에 도움된다고 설득하며 한발씩 다가서게 하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북핵 문제에 도움이 될까 하는게 가장 큰 문제다.

국익 문제를 언급하는데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석유확보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실제 그럴 가능성도 없다. '북핵 문제 해결에 미국과 어떤 관계를 갖느냐'는 전제에서 파병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문제를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 그게 우리 현실이다.

[대통령으로서 탈권위 문화]

질문) 대통령의 솔직한 언행은 취임초부터 화제였으며 이에 대해 비판도 있다.

답변) 몇달 지나고 보니까 '좀 지나쳤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방향은 옳았던 것 아닌가 싶은데, 그걸 운영하는 과정에서 조금 미숙했거나 주의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한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아내에게 지적을 많이 받는데, 내가 회의장에 들어가면서 참모들과 눈이 마주칠 때 꾸벅 절을 한다. (아내가) '어색하니까 하지 말라. 안그래도 권위없는데 왜 하냐'고 하길래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다. 좋다는 사람도 많아서 지금도 절을 한다. 국민에게도 절을 하고 말하는데 국민이 대통령 보다 높다고 생각해 절을 하는 것이다.

13대 국회 때 강연을 많이 다녔는데 자주 쓴 얘기가 있다. 내가 원하는 대한민국은 83년 스웨 던 팔메 수상이 경호없이 극장에 갔다가 저격을 당해 죽는데, 그렇게 대중과 친근히 가까이 있는 수상, 수상이 죽어도 계엄을 선포하지 않고 평온하게 장례를 치르고 국가는 흔들림 없이 움직이는 안정된 사회가 좋은 민주주의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실제 대통령이 된 뒤 권위에 대해 스스로 해체하려 한 것은 사람과 대화해 보면 안다. 엄숙하고 권위를 갖고, 근엄한 분위기를 갖고 있으면 같이 앉은 사람이 속을 털어놓고 마음놓고 얘기를 못한다. 분위기를 풀어놓고 농도 하면 분위기가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직선적으로 얘기하고, 소위 언로가 막혀있다가 뚫리게 된다. 이는 격식이 아니라 사회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그런 대화속에서 검증하고 걸러내는 것이다. 지금은 목소리를 높이고 발언하는 참모도 있다. 격식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것이다. 이런 문화를 만들려고 하고, 그 정도 하면 좋은데 국민에게 '이렇게 한다'고 화끈하게 보이려고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소리도 나온 것이다.

지금은 '정말 정교하게 풀어가야겠다'고 싶어요 근래는 눈에 띄는게 없죠. 편안하기는 하되 역시 품위에 영향이 있을 만한 일은 주의깊게 하려고 한다.

[정국 해법]

질문) 국내 문제중 특검법 거부로 국회가 비어 있고 야당대표가 단식하고 있다. 국민은 법리논쟁을 떠나 국정파행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이를 푸는 구상은.

답변) 지금 국정이 파행으로 가고 있으나 파탄으로 가지는 않는다. 파행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할 일 또박또박 하고 있고, 국회가 서 있는 데 지장이 많다. 이 상황이 해소되면 서둘러서라도 대개 회복시킨다. 과거 여러차례 이보다 더 심각한 일이 있었어도 극복했다. 손실은 있지만 그 손실을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파행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이 얼마만큼 양보해야 하느냐, 지킬 가치가 크면 지키고 그렇지 않으면 양보하거나 타협하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특검을 받고 싶다. 앞으로 특검할 것 예정돼 있어 검찰이 책잡히지 않을까 그 방대한 조직이 까다롭게 수사할 것이고, 특검은 특검대로 뭔가 새로운 것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것이기때문이다. 두번의 고통스런 수사를 제 주변 사람들이 받으니 내가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나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두고 두고 좋지 않은 선례가 된다.

검찰의 독립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이 중요했지만 지금 상황은 국회로부터도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당의 정치적 이유로 검찰 수사를 멈추게 할 목적으로 특검해서 사건을 빼앗아가 버리면 수사를 대단히 축소시킬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엔 검찰의 수사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검찰이 열심히 하는 사건을 빼앗아가면 안된다. 검찰 수사 끝나면 특검을 내가 요청할테니 원칙갖고 하자는 것이다.

질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대 1 TV토론을 제의했는데.

답변)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어느 한쪽을 채택하는 것은 국민으로서도 대단히 관심이 높고 건설적인 일일 것이나, 지금은 누가 봐도 두 사람이 만나면 싸우지 않겠나.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이미 다 나온 논리로 TV에 나와 싸우고 말이 막히면 지난날 허물을 이야기하면 결국 서로 피투성이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이 돼 건설적 토론이 안될 것이다.

질문) 대통령은 어떤 해법을 생각하고 있나.

답변) 해법은 시간과 상황이 만들어낸다. 이 문제에 관해 대통령에게 책임이 많으면 국민이 대통령을 아주 어렵게 만든다. 언론도 그렇게 하고. 한나라당의 책임이 많으면 또 한나라당을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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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수 있는 방법을 어느쪽이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이 대통령 행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국회 제1당이고 국회를 세운 것은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이니 스스로 푸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 여러 상황들이 어떤 돌파구를 찾게 할 것인데, 일방적으로 정부를 몰아붙이지만 않으면 그에 필요한 명분이나 타협의 주제에 대해 정부도 협조해 줘야 한다. 정부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지만 지금 요구하는 대로 그대로 들어주는 것은 옳지 않다. 그냥 들어줄 것이라면 시작하지 말고 김두관 행장부 장관 해임건의 문제에 대해 부당하다 싶으면서도 굴복했듯 굴복하는 게 낫다. 지금은 뭔가 다른 해법이 나와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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