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모두 떠난 바닷가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 오징어와 함께 고단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데... 밤새 조업을 마친 오징어잡이배가 항구에 닿으면 그때부터 갑판장도 분주해진다.
오징어의 내장을 제거하는 할복에서부터 시작해 대죽에 오징어를 꿰고 세척하기까지 세 번의 사람 손을 거친 오징어가 건조장을 향해 떠나면, 비로소 신새벽부터 시작된 할복과정은 끝이 나고, 그때부터 건조장에서는 밤잠도 설쳐가며 오징어를 말리는 작업이 계속된다.
일일이 열 개의 다리를 손수 떼어주고, 지느러미를 뒤집느라 열두시 이전에는 잠잘 수도 없다는 임순조 할머니(76세).
하지만 힘이 남아있는 한 자식들에게 손 벌리며 살고 싶지 않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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