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첫 직장은 파트타임" 21%…1년 반 다니면 3분의 2 떠난다

<앵커>

친절한 경제의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취직하는 경로가 요즘은 참 다양해졌습니다. 그래도 보통 취준생 하면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떠오르는데요. 이런 취업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숫자가 최근에는 좀 줄어드는 추세라고요.

<기자>

아직 경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들 중에서 지금 취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람이 15.2%에 그쳤습니다.

1년 전보다 1.7% 포인트나 줄어든 겁니다.

해마다 5월에 통계청이 청년층만 따로 떼어서 취업 현황을 조금 더 자세하게 분석해 보는데요. 올해 분석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아직 학업이 한참 남은 청년들도 있지만 전 같으면 취직을 고민하기 시작해야 하는 시기의 청년들 중에서도 공부를 더 오래 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조금 더 커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입니다.

대학원이나 로스쿨 같은 곳으로 다시 한번 진학을 한다는 거죠.

아직 일자리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는 내 준비가 부족하다. 조금 더 공부해서 조금 더 나은 자리를 나중에 얻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사회 진출이 조금씩 더 늦어집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인턴 경험이나 사회 경험 같은 데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없었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제 코로나 여파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한창 코로나 막바지였던 지난해 5월보다도 재학 중에 인턴 같은 직장 체험을 해봤다거나 직업훈련을 받아봤다는 청년이 전체적으로 오히려 더 줄었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좁아진 활동영역, 부족해진 경험을 보충한 모습이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는 않고 있는 겁니다.

<앵커>

첫 취업까지 전보다 돈과 시간을 더 들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취업했는데 만족도가 높지 않다면 그것도 고민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 안정적인 일자리로 가기가 힘듭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의 첫 일자리가 시간제, 파트타임인 경우가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21.4%, 그러니까 청년 5명 중의 1명 이상이 졸업 후에 첫 일자리로 파트타임으로 시작을 한다는 겁니다.

요즘은 일부러 시간제 일자리를 좀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죠.

이렇게 첫 일자리가 불안정할 경우에는 이직을 꿈꿀 수밖에 없는데요.

파트타임으로 시작한 청년들을 포함해서 첫 일자리를 찾은 청년 3명 중의 2명은 이직합니다.

졸업 후의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자인 경우에 첫 직장을 계속 다닌 기간은 평균 1년 6.6개월에 그쳤습니다.

1년 전보다 0.2개월, 그러니까 일주일 정도가 더 줄어든 겁니다.

새 일자리를 바로 찾든, 잠시 쉬면서 구직활동을 하든 맨 처음 취직한 그 직장이 마음에 들기가 참 힘들었다는 거죠.

이직 사유는 역시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근무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앵커>

첫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의 소득도 좀 궁금합니다. 보통 어느 정도로 시작하나요?

<기자>

매달 2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64.4%로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200만 원 미만이 1년 전에 비해서 3.5% 포인트 줄어들고 200만 원 이상에서 그만큼 늘어난 거기는 합니다.

지난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임금 상승률도 예년보다는 좀 높아진 편이거든요.

그런 분위기가 초봉에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요. 공부를 참 오래하는 편인데 내가 찾은 첫 일자리와 내 전공이 거의 상관이 없다, 매우 불일치한다는 비율이 무려 40% 가까이 됐습니다.

사실 이것도 반복되는 현상이고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우리 고등교육과 일자리 사이에 조금 더 접점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그나마 반가운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본인의 최종 학교 졸업 후에 첫 일자리를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졸업으로부터 평균 10.4개월 정도 걸려서 지난해와 비교하면 0.4개월 정도, 2주 정도는 단축됐습니다.

청년들이 졸업부터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던 추세였는데요.

오히려 그렇게 일자리를 찾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기적으로 임금도 별로 높지 않고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1년 전보다 그래도 조금 더 빨리 첫자리를 찾는 경향을 보였다는 겁니다.

고졸 이하 청년의 경우에는 대졸자보다 첫 일자리를 찾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렸습니다.

졸업으로부터 평균 1년 하고도 2.8개월은 더 걸리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