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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계산해 봤더니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9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적으로 얼마 정도 되는지 계산해 본 결과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우리 금리가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아직 집값에 다 반영됐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죠. 그런데다가 좀 더 오를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우리 부동산이랑 금리 변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게 앞으로 집값 전망하는 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금융연구원에서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아파트를 기준으로 집값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금리만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죠. 소득, 물가 굉장히 다양한 변수들이 있습니다.

이런 금리 외의 변수들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계산을 해본 겁니다.

그랬더니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 집값은 4.57% 포인트 정도 떨어지는데, 그게 2년 정도 걸리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금리가 오른다고 하면 그 영향이 내후년 말 12월 정도까지 미치더라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금리가 오른다고 그게 당장 시장에 반영되는 게 아니라 조금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려서 천천히 반영된다. 이런 얘기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영향이 더 커진 걸로 이렇게 분석이 됐다면서요?

<기자>

네. 2018년 이후를 따로 떼서 계산을 했더니 지난 5년 사이에는 금리 영향이 더 커졌습니다.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2년에 걸쳐서 5% 포인트 넘게 집값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왜 지난 5년간의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 영향이 과거보다 더 커졌느냐, 이 부분은 앞으로 좀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지만요.

아무튼 이번에 금융연구원이 계산한 최근의 추세와 비슷하게 앞으로의 집값도 변할 거라고 가정하고 계산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자료 삼았던 금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 시장금리지만 편의상 기준금리를 놓고 계산해 봤습니다.

0.5%에서 유지되던 우리 기준금리가 다시 처음 오르기 시작한 게 작년 8월입니다.

그리고 지난 1년 반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총 9번에 걸쳐서 올라서 3.25%까지 왔습니다. 2.75% 포인트가 1년 반 동안 오른 거죠.

이렇게 되면 집값은 이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보다 금리 탓만으로 14% 포인트 가까이 하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올 들어서 전국의 아파트값이 11월까지 4.8% 가까이 떨어졌다는 게 어제 나온 부동산원의 조사 결과인데요, 2003년 이후로 지금처럼 하락폭이 컸던 적이 없죠.

그러면 1년 전의 집값을 100%로 보고 지금의 집값으로부터 계산해도 앞으로 2024년 말까지 9.5% 이상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

오늘 살펴보고 있는 금융연구원 연구만 놓고 보면 그런 추산이 나오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또 하나 짚어볼 게 부동산이라는 게 지역에 따라서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잖아요? 

<기자>

네. 지금까지는 그냥 사실 평균을 말씀드린 거고, 지역차가 켰는데요, 해당 지역에 사시는 분들께는 말씀드리기 좀 죄송스럽지만 금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만 놓고 보면 금리 1% 포인트가 오를 때 집값이 무려 5.8%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게 지난 5년 동안의 추세입니다.

5대 광역시도 하락폭이 비슷했는데, 수도권보다는 살짝 덜했고요.

서울의 집값이 제일 변동이 적은 편이지만, 보시는 것처럼 분명히 영향이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최대한 금리 영향만 본 거라서 지금까지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나 경기가 나빠지는 것 같은 다른 요인들이 있으면 집값은 여기서 더 하락할 걸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IMF가 우리 집값이 2019년 말과 비교해서 10% 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한 보고서를 내놨었죠.

그런데 이 보고서가 좀 충격적이었던 부분이 오늘 살펴본 연구와는 반대로 지난 1년간 금리가 오른 영향은 빼고도 그렇게 본 거였습니다.

여러 가지 전망을 종합해 봤을 때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올해 나타난 집값 하락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적어도 두 자릿수 수준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쪽으로 의견들이 모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우리가 요새 자꾸 생각하게 되는 일본식 부동산 시장 붕괴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냥 장기간 부진 정도에 그칠 거라는 게 이번 연구에서도 내놓은 견해입니다.

일본 부동산 버블은 상업용 부동산의 문제로 터지기 시작한 게 큰데, 우리나라 상황은 많이 다르다는 거죠.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신용상/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일본의 경우는 상업용 부동산이 문제였고, 우리는 주택의 문제인데, 우리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도 적정한 수준이 아직 유지되고 있고 가구들이 분화되고 있어서 수급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본식 버블(붕괴)이 발생하기보다는 점진적 하락으로 갈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 일본이 예전에 부동산 가격이 갑자기 폭락하면서 장기 불황을 겪었잖아요. 혹시 우리도 그런 상황이 오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기자>

우리는 그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이렇게 진단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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