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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플랫폼 노동', 우리나라에서 유독 늘었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애리 기자와 오늘(14일)도 함께하겠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플랫폼 노동, 이 플랫폼 노동이라는 게 꽤 비중의 일자리로 자리를 잡은 그런 양상이 보이네요?

<기자>

네. 재택근무에 많이 익숙해진 것도 그렇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선 개념이었던 플랫폼 노동이 이제 꽤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플랫폼 노동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같은 배달 앱 기사를 대표적으로 떠올리죠.

전통적인 회사의 개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노동입니다.

오로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만 고용하려는 사람들과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때그때 조건이 맞으면 매칭이 됐다가 흩어지는 거죠.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시면 3~4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아주 생소한 개념이었는데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단기간에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한, 흔한 일자리 형태가 됐습니다.

우린 아직 주로 배달만 떠올리지만 앱으로 부르는 택시를 부르는 거나, 가사도우미부터 법률자문이나 원격진료 같은 것까지도 가능성만 놓고 보면 어떤 일이든 플랫폼 노동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플랫폼 노동의 범위가 굉장히 넓네요. 로톡, 이런 것도 해당이 될 수 있는 거군요. 그래도 코로나 걷히면서 좀 들여다보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플랫폼 종사자 중에 배달 기사가 좀 많은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아직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코로나19 시대는 배달과 택배 이 두 가지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잖아요.

마침 모바일 서비스들이 급격하게 발달하던 시기에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배달 앱 시장이 가장 급격하게 커졌습니다.

어제 통계청이 최근의 우리나라 사회상을 총망라해서 분석한 자료를 내놨는데요, 여기서도 이 플랫폼 노동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얼마나 늘었기에 그럴까, 한국고용정보원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에 조사해 봤을 때는 적어도 220만 명, 취업자의 8.5%가 플랫폼에서 일자리를 구해 본 사람들이었습니다.

단순비교가 힘들기는 하지만, 그보다 1년 전인 2020년에 일자리위원회에서 비슷한 조사를 했을 때는 179만 명 정도였습니다.

1년 사이에 4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이 플랫폼 노동에 새롭게 발을 담갔다 할 수 있는 거죠.

특히 30~40대 남성, 우리 노동 시장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뛰어들었습니다. 남녀 비율이 3대 1 정도 됩니다.

배달, 택배, 그리고 카카오T 같은 앱 통한 운송, 이 세 가지가 지금 우리나라 플랫폼 종사자의 4분의 3까지 차지합니다.

이 직업들에서 남성 비중이 크다 보니까 남성의 비중이 더욱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또 재밌는 게 플랫폼 종사자들의 학력도 조사했는데, 고졸, 대졸 이런 흔히 보는 항목뿐만 아니라 '대학 재학 중'이라는 항목이 따로 있었습니다.

플랫폼 종사자 중에서 15%나 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항목이 따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플랫폼 취업'을 할 수 있다 보니까 학생 아르바이트에서도 비중이 커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권 기자, 이 코로나 지나면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플랫폼 노동자 비율이 더 늘어났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플랫폼 노동이 시작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실 코로나 시대에도 별로 늘지 않았습니다.

일단 우리보다 원래 플랫폼 종사자가 많기도 했고요. 

오히려 뉴욕 같은 미국 대도시에서는 코로나가 한창일 때 우버 기사가 확 줄어들어서 사라져 가던 옐로캡, 택시가 다시 돌아온다. 이런 것도 뉴스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게 우리랑 환경이 많이 다른 게 큰 이유입니다.

우리나라는 몇몇 대도시에 인구가 몰려있고, 배달 동선이 짧으니까, 대부분 집에 있을 시기에 배달이 폭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는 아예 재택근무를 하면 도시를 떠나서 흩어지고, 고향에 가고, 이동도 줄어드니까 우리만큼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 상황은 아니었던 거죠. 오히려 우버는 사라지고요.

그런데 이런 플랫폼 노동은 수요가 많거나 경기가 괜찮을 때는 고용하는 사람보다 일하는 사람에게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기가 나빠지거나 갑자기 관련 수요가 줄어든다거나 하면, 회사라는 일종의 울타리가 있는 사람들보다 더 급격하게 일이 줄고, 수입도 더 빨리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실 바로 지금이 우리나라에서는 딱 그런 시기로 접어드는 때라서 급격하게 늘어난 플랫폼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가 급격하게 커지지는 않을지 주시해야 하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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