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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같은 나라도 있죠" 인구문제 '최악 예시'로 거론된 한국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의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인구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걱정거리잖아요. 이런 우리 상황이 해외에서도 또 주목을 받았네요. 

<기자>

전 세계 기업인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죠.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우리 시간으로 어제(7일) 아침에 미국의 낮은 출생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공개석상에서 한국이 또 화제에 올랐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 출산율 저하가 가속화되고 있죠. 이런 상황이 어디로 이어질까요. (출산율이 낮아지는데) 더 위대한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을 리가 없죠. 인류 문명은 '쾅' 하고 멸망하는 게 아니라, 성인용 기저귀를 찬 채로 신음하다가 멸망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가능성이 커지죠. 슬픈 종말이 될 겁니다.]

[마이클 밀컨/'밀컨 콘퍼런스' 주최자 : 한국 같은 나라들이 있죠. 한때는 (여성 한 명당 합계출산율) 6명까지 이르던 출산율이 이제는 0.75명으로 줄어들었죠.]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 그러니까요.]

조금은 충격적인 표현으로 미국의 낮은 출산율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지난해 가임기 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1.62명이었습니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30년대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2배가 넘고 이민자를 제외하고도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4년 4개월째 단 한 달도 빼놓지 않고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양호한 상태죠.

하지만 정작 미국 현지에서는 인구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고요.

한국의 출산율은 그야말로 최악의 예시로 언급된 겁니다.

일론 머스크와 대담하면서 바로 한국의 예를 든 사람은 일론 머스크가 등장한 이 행사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의 주최자인 마이클 밀컨입니다.

올해로 27년째 열리는 밀컨 콘퍼런스는 이번에도 일론 머스크부터 IMF 총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출동한 미국 최대의 민간 경제포럼입니다.

'미국의 다보스포럼'이라고까지 불리는데요.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런 행사에서도 한국은 인구문제의 극단적 예시로 바로 튀어나오는 이름이 돼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가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보고서가 최근에 나왔죠. 

<기자>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2024년 인구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지금처럼 심각한 저출생 수준은 2015년부터 가속화한 걸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2005년까지는 배우자를 둔 인구, 결혼을 한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크게 작용해서 출생아 수가 줄어들었고, 2005년부터 2012년 사이에도 결혼은 계속 줄었지만, 일단 결혼을 하면 출산율은 늘어나서 오히려 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다가 2012년부터는 결혼도 줄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출산율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속도가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라는 분석입니다.

그야말로 결혼도 안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으면서 자연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사회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겁니다.

지금도 우리 국민들을 나이순으로 일렬로 쭉 세우면 딱 한가운데 오는 사람의 나이가 이미 45세를 넘습니다.

7년 뒤인 2031년이 되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50세를 넘어갈 걸로 추산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생은 지난해 43만 명에서 딱 10년 후인 2033년에는 22만 명으로 반토막이 나고요.

20년 뒤에는 노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나이로 분류되는 이른바 생산가능인구 15세부터 64세까지의 인구가 지금의 3천600만여 명에서 2천700만여 명으로 무려 1천만여 명 가까이 줄어들면서 4분의 3 토막이 납니다.

그리고 2060년에는 사망자가 74만 6천 명에 이르는 데 반해서 태어나는 아이는 그 5분의 1에 불과한 15만 6천 명에 그치면서 1년 사이에 인구가 60만 명 가까이 줄어드는 이민으로 인한 인구 유입 없이는 지금의 출산율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은 문자 그대로 사라져 가는 수순을 밟게 될 거란 상당히 공포스러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들을수록 걱정이 계속됩니다. 다음 조사를 보면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정말 뭐든지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또 듭니다. 정작 청년층이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 이렇게 느끼고 있다고요.

<기자>

이달 초에 발표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 25세에서 49세까지의 성인 남녀 응답자 중 90%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자기들도 느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은 효과가 없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저출산 캠페인에 '반감이 든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고요.

그럼 정작 당사자들이 뽑은 가장 필요한 정책은 뭐였느냐, 10명 중 8명이 자유로운 육아휴직, 경력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육아휴직을 꼽았습니다.

사실 비슷한 설문조사가 되풀이될 때마다 결국 잠재적인 부모들이 가장 바라는 건 현금성 지원보다도 일과 가정이 진정으로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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