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 빈곤율 OECD 국가 중 1위, 자살률 역시 OECD 국가 중 1위. 분명 물질적으론 예전보다 풍요로워졌는데,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생존과 경쟁만 강조하다 보니, 같이 살아가는 이웃과 동료에 대한 예의와 관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요? SBS는 올해의 어젠다를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로 정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와 관심인 배려 없이는 우리 삶의 공동체가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채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뛰던 아이들이 갑자기 멈추더니 뒤처진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결승선으로 향합니다.
장애 때문에 매번 꼴찌를 도맡아 하던 친구에게 아이들은 배려를 선물했습니다.
장애인에게 빵을 떼어 먹여주는 빵집 종업원의 저 손을 네티즌들은 천사의 손이라고 불렀습니다.
배려는 주변은 물론 자신도 행복하게 만듭니다.
[이성구/학생 :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연탄을 날랐는데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마음도. 되게 추워 보였는데, 그걸 하면 되게 따뜻해지고.]
한 사람의 배려는 다른 사람에게 이어집니다.
[박슬기/직장인 : 지하철에서 사람 많을 때 넘어진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어떤 아주머니께서 잡아주면서 일으켜주셨는데 그때 느낀 게 '아, 나도 앞으로 이렇게 해줘야겠다.']
우리 사회는 남들이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물질 만능, 생명 경시, 약자 무시 등 민낯도 드러났습니다.
성공과 성취에 대한 질주는 치명적인 부작용의 속출로 이어졌고 남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마저 잃어왔습니다.
[이택광/경희대 교수 : 시장주의 성장과 발전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기 때문에, 성장과 배려라는 것은 무관하지 않고, 오히려 배려가 성장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분노에서 배려로, '나 혼자 빨리'가 아닌 '다 함께 멀리'로, SBS가 고민해보고자 하는 올 한해 화두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