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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화폐개혁' 논란…한국은행 부랴부랴 해명

<앵커>

친절한 경제 하현종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18일)은 화폐개혁 얘기부터 좀 해보겠습니다. 어제 갑자기 국정감사에서 화폐 단위를 조정하는 화폐 개혁 얘기가 나오면서 인터넷에서도 시끄러웠는데,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어제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일인데, 일부 의원들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화폐개혁이 필요하지 않냐, 이렇게 질문을 했는데, 이 총재가 갑자기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을 하면서 논란이 확 커졌습니다.

그런데 화폐개혁이 뭐냐, 이게 '리 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화폐단위를 축소하는 거에요. 쉽게 말해서 지금 1천 원이라고 하면 0이 3개가 붙잖아요, 여기서 뒤에 붙는 0을 1개나 2개를 그냥 떼버리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1천 원을 100원이나 10원으로 바꾸자는 건데, 이런 얘기가 왜 나오냐,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예산만 해도 지금 조 단위가 넘어가거든요, 더 나아가서 증시 거래액 같은 걸 따지려면 조를 넘어서 경이나 해 같은 생소한 단위까지 동원이 되야 됩니다.

실제로 OECD 국가 중에서 생활에서 자주 쓰는 돈의 기본 단위가 네 자리인 나라는 지금 우리밖에 없어요. 미국만 해도 1달러고 일본도 100엔, 유럽도 1유로 이렇게 단위가 훨씬 작죠.

<앵커>

일리가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화폐 개혁이라는 거 정말 우리 삶에 엄청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거고, 간단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분명히 장·단점이 있거든요. 일단 화폐 개혁을 하게 되면 회계나 숫자 계산이 굉장히 간단해집니다. 경, 해, 조 이런 단위 말고 그냥 억 단위에서 계산이 끝날 수 있거든요.

또, 지하에 숨어있는 돈들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보통 화폐 개혁을 하게 되면 새 지폐가 도입되기 때문에 숨어있는 돈들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근데 반대로 단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물가가 단기간에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요. 예전에 1천 원하던 게 갑자기 100원이 되는 거니까 심리적으로 "어? 이거 왜 이렇게 싸지?"하는 생각이 들 수가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화폐 개혁이 지금까지 4번 정도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물가 상승이나 사회적 혼란 같은 게 꽤 있었어요.

여하튼 한국은행이 화폐 개혁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부랴부랴 해명을 하면서 논란이 그냐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이긴 한데, 또 한쪽에서는 "한국은행 총재가 그런 얘기를 괜히 했겠냐." 이런 얘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좀 지켜봐야겠네요. 그리고 요즘 10만 원권 수표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하고 5만 원권 쓰는 분들이 꽤 많이 늘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의외로 또 5만 원권이 잘 돌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기자>

네, 앞서 화폐개혁 하고도 조금 관련이 있는 얘기인데, 당초에 "화폐개혁을 할거냐, 아니면 5만 원짜리를 도입을 할거냐."라고 논란이 있다가 결국, 도입된 게 이 5만 원권이거든요.

요즘 물가가 비싸서 그런지 5만 원권을 요즘 많이들 사용을 하고 계시는데, 돈이라는 게 원래 은행에서 나와서 시중을 한 바퀴 쭉 돌다가 다시 은행으로 돌아가거든요.

이 비율을 회수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까 5만 원권 회수율이 40%에 불과한 거로 나왔어요. 다른 1만 원권이나 1천 원 권 같은 경우에는 80%, 90% 정도 되니까 절반도 안 되는 거거든요.

돈은 나가는데 회수가 안 되고 있으니까 5만 원권 발행량이 계속 늘고 있어요. 돈이 계속 어디론가 사라지니까 계속 찍어낼 수밖에 없는 건데, 이게 왜 그런 거냐 한국은행 같은 경우에는 5만 원권 수요가 점점 늘고 있어서 환수가 잘 안 돼서 이러는 거다.

이렇게 분석을 하고 있는데, 또 일각에서는 5만 원권이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아니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가기 때문에 다시 안 돌아오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거든요.

일단 이유가 뭔지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혹시나 진짜로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가는 건 아닌지 한국은행이 좀 잘 살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끝으로 민간임대주택이죠. 뉴스테이가 어제 인천 도화에서 착공이 됐는데, 뉴스테이 좀 생소한데 어떤 건지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뉴스테이라고 하면 일단 중산층을 위한 월세 임대 주택인데, 정부가 전·월세 대책의 일환으로 하나 내놓은 겁니다. 어제 인천 도화에서 뉴스테이 1호 착공식이 있었고요,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정부가 앞으로 이 뉴스테이를 6만 호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이게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거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솔직히 진짜 그럴까 싶습니다. 왜냐면 이게 월세가 비쌉니다.

인천 도화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좀 싼 편인데, 지금 서울 도심에 추진하고 있는 뉴스테이 같은 경우에는 예상 월세가 8, 90만 원 정도 되거든요. 여기에 관리비 붙고, 또 뭐 붙고 하면 100만 원이 훌쩍 넘어가요. 아무리 중산층이라지만 이거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또, 결정적인 문제가 지금 전·월세난의 핵심은 사람들이 전세를 원하는데, 전세가 없거나 비싸다는 거거든요. 저렴한 전세를 달라고 하는데 난데없이 "자, 여기 월세 임대주택 있습니다." 이런 꼴이에요.

과거 프랑스 혁명 때 앙뜨와네트 왕비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드세요." 했다던데 지금 딱 그런 격이거든요. 여하튼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정책이니까 효과가 있기를 바라긴 해야 될 텐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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