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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해부터 사라지는 통신사 장기가입자 '혜택'…잘 쓰고 계십니까?

[취재파일] 올해부터 사라지는 통신사 장기가입자 '혜택'…잘 쓰고 계십니까?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전체 국민의 숫자보다도 많은 시대, 이동통신 이용자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 인터넷에서, SNS에서 보는 사람들은 정부의 27만 원 보조금 한도를 훌쩍훌쩍 잘도 넘어 수십만 원씩 할인을 받아서 멀쩡한 스마트폰을 최신 기종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지방 원정까지 가서 '17만 원 버스폰'이니 '공짜폰'을 사 왔다는 무용담도 인터넷에서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싼 값'에 판매된 단말기들은 실구매자의 손에 오래 남기도 하지만, 또 다른 주인을 찾아 중고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들도 많습니다. 눈 빠르고 발 빠른 일부 이용자들의 '사냥감'이 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반적'인 이동통신 이용자들에게 이렇게 싼 단말기를 찾아 다니는 건 솔직히 남의 얘깁니다. 섣불리 다른 통신사로 이른바 '갈아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양합니다. 쓰던 번호를 아예 바꿔야 해서, '2년 약정'의 '노예'라서,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저렴한 요금제로 '묶여'있어서, 회사에서 요금을 조금 부담해주는 번호라서, 혹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지금 쓰는 전화기가 그럭저럭 쓸 만 해서…….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로, 한 이동통신사에 자의반 타의반 머물게 되는 고객들, 이동통신사들은 이런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혜택으로는 커피 전문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 할인, 워터파크나 스키장 같은 레저 할인, 공연이나 영화 할인 등을 꼽을 수 있을텐데, 장기 가입자들의 경우 일반 가입자보다 혜택의 폭이 더 넓게 책정돼 있습니다. 자, 어떻게 하면 이런 혜택들 놓치지 않고 챙길 수 있을까요? 

유성재
1. 이제는 모바일로! 꼼짝마라 멤버십!

 멤버십 카드, 갖고 계신가요? 지난 가을 정기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천 414만 명 가운데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1천 895만 명으로 전체의 3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장기 가입자라고 하더라도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지 않으면 현장에서 할인혜택을 받기 어려웠는데, 60%가 넘는 이용자들이 카드 자체가 없다는 것으로, 이 이용자들은 할인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동통신사별로 자사 어플리케이션에 '모바일 카드' 발급 기능이 추가되어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손쉽게 멤버십 혜택을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멤버십 카드 없으신 분들은 통신사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잠깐! 놀라운 수치 하나 알려드릴까요. 역시 지난 국정감사때 나온 자룐데요,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이동통신사가 고객에게 제공한 마일리지(멤버십 혜택)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모두 6천 542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실제로 할인 등으로 사용된 액수는 불과 971억 원으로 전체의 14.8%에 불과합니다.

특히, 2천 456억 원은 사용 한도가 지나서 소멸, 즉 공중분해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이 엄청난 금액이 모두 장기 가입자들의 것은 아니었겠지만, 장기 가입자들일수록 일반 가입자들보다 혜택이 많으니 이렇게 '날려버린' 금액의 상당 부분이 누구의 것이었는지를 생각하면 상당히 아깝습니다.    

2. 생활 패턴별, 나에게 필요한 혜택은?

 학생, 회사원, 주부, 자영업자…….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르고, 주요 활동 범위와 멤버십 사용 시간대가 다릅니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직장인에게 평일 스키장 할인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고, 자동차 살 계획이 없는 사람에게 '주유 할인'은 있으나마나한 혜택이죠.

반대로 주부들에게 마트나 백화점 할인은 있으면 정말 잘 써먹을 수 있는 혜택일테고, 용돈 쓰는 학생들에게는 커피 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할인이 '알토란' 같을 겁니다. 장기 가입자일수록 가입하신 이동통신사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를 통해 일반 가입자들과 차별되는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하셔야 쏠쏠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이동통신 가입 시장은 포화된지 오래죠. 다시 말해, 다른 통신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게 내 가입자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역으로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즉 장기 가입자를 많이 붙잡아 두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런 '절박한' 심정이 장기 가입자들을 위한 혜택에 고루 녹아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동통신사별로 용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VIP-골드-실버' 등 단계별로 되어 있는 멤버십 승급을 보다 쉽게 하고 '프리미엄'이니 '퍼스트 클래스'니 하는 용어들을 써서 혜택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입니다.

3. 장기 가입자! 숨은 혜택을 찾아라!

 외식, 레저, 문화활동의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혜택 외에도 장기 가입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더 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 VIP 멤버에게 주어지는 'T멤버십' 10만 포인트 외에도 단말기 'AS' 용으로 쓸 수 있는 별도의 포인트 10만 점이 주어집니다.(T컨시어지 서비스. 골드 등급은 5만 점, 홈페이지 공고 기준).

휴대전화 쓰다 보면 액정에 금이 가거나,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있죠. 이럴 때 대개 삼성, LG 등 제조사의 A/S 센터를 찾아가서 유상으로 수리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통신사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A/S 센터에서같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가격 부담은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T컨시어지 서비스는 부가세를 포함한 총 A/S 비용의 80%를 멤버십 별 최대 한도 내에서 할인해주는 제도인데요, 예를 들어 정가 2만 3천 원 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용 배터리를 AS 포인트(18,400포인트) 로 구매하면 4천 6백원만 현금으로 내면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다만 SK텔레콤의 공식 A/S 센터를 직접 찾아 가셔야 하고, 원하는 기종의 원하는 부품이 없을 땐 주문을 해서 나중에 찾으셔야 하는 불편함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문제가 또 있습니다. 이 A/S 포인트는 SK텔레콤의 VIP와 골드 등급 이용자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아서 대부분 모르는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포인트 사용 기한이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라 그냥 넘어가면 포인트가 소멸된 뒤 다시 채워집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공중분해'되는거죠. 

 이동통신사들에게는 불편한 얘기겠지만, 이런 '실질적'인 혜택은 겉으로도 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일단 장기 가입자를 잡아두기 위해 만들어 놓긴 했는데, 그렇다고 동네방네 혜택을 자랑하고 다니면 실제로 포인트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른바 '가입자 당 유지비용'이 많이 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혜택을 알고 온 가입자들에게는 조용조용 누리게 해 주고, 모르는 가입자들에게는 구태여 알릴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일 수 밖에 없죠. 그러나 그런 건 이동통신사들의 사정이고, 장기 가입자들은 이런 혜택이 있으면 있는 대로 쏙쏙 뽑아 써야 그동안 비싼 통신요금 내 온 덕을 좀 보는 것이겠죠. 입소문 좀 내보는 게 어떻습니까? 

4. 뭐 고맙긴 한데, 꼭 필요한 건 없다?!

 사실 장기 가입자 혜택이고 뭐고, 수많은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바라는 건 단 한마디로 정리됩니다. 바로 '요금 인하'입니다. 이왕에 장기 가입자들에게 이렇게 좋은 혜택을 줄 바에는 그 돈을 통신요금 깎아주는 데 쉽게 쓸 수 있게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멤버십 포인트 10만 점, AS 포인트 10만 점을 합치면  20만 점인데, 이 정도면 석 달 정도 요금과 맞바꾸면 되지 않겠습니까?

꼭 어디어디를 찾아가서(대부분 사람들로 미어 터집니다), 플라스틱이든 휴대폰 화면이든 '멤버'임을 증명하고, 혜택을 받으면서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 하는 상황보다는, 연초 혹은 월초에 '아, 이번 요금은 그냥 멤버십으로 할게요' 하거나, '새 단말기 가격 가운데 이만큼은 포인트로 할게요' 하면 서로 '쿨'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야 그렇게 하지 못하는(할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만, 새해에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크게 귀를 열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새해에는 어떤 '장기 가입자 혜택'이 나오는지, 저를 포함한 장기 가입자 여러분, 꼼꼼하게 살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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