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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병원 혈압계…제품마다 측정 '제각각'

표준과학연구원, 병원 혈압계 정확도 조사

<앵커>

한 연구기관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혈압계를 검사해봤더니 제품마다 측정값이 너무 달랐습니다. 멀쩡한 사람이 고혈압 환자 진단을 받게 될 만큼 정확도가 떨어졌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의료진이 수은 혈압계로 한 30대 남성의 혈압을 측정했습니다.

125에 85, 정상 수치입니다.

그런데 수은을 쓰지 않는 아네로이드 혈압계로 재보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135에 90. 10 차이가 거의 나는 것 같아요.]

자동 혈압계는 144까지 나옵니다.

혈압계를 바꿀 때마다 수축기 최고 혈압이 쭉쭉 올라가는 겁니다.

[김지원/표준과학연구원 건강관리실 : 140/90mmHg 정도 되면 보통 경계 혈압, 고혈압으로 가기 전 단계라고 말씀을 많이 하세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병원 혈압계 477개를 조사한 결과 아네로이드 혈압계의 18%가 진료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확한 혈압은 109 정도인데 측정값은 120을 웃도는 것처럼, 오차 한계 3mmHg를 넘는 제품이 수두룩했습니다.

톱니바퀴가 돌면서 계기판 바늘을 움직이는 구조여서, 떨어트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도일/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 내부적인 구조로 인해서 노후화에 쉽게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차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수은 혈압계는 7%, 자동 혈압계는 4%가 부적합했습니다.

혈압에 문제가 없는데 환자로 진단하거나, 진짜 환자는 집에 돌려보낼 가능성이 그만큼 큰 겁니다.

지난해 병원을 찾은 고혈압 환자는 510만 명에 달합니다.

표준과학연구원은 내년부터 병원을 상대로 혈압계 정확도를 측정해줄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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