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을 근처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석회석이 쏟아져 나온다면 어떨까요? 개발 사업 때문에 돈이 모일 테니까 축복이어야 할 텐데, 오히려 끔찍한 재앙이 됐습니다. 환경에 대한 기업과 관청의 외면 때문입니다.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물 좋고 공기가 맑아 장수촌으로 유명했던 마을입니다.
하지만 4년 전 뒷산에 들어선 금광에서 하얀색 폐수가 흘러내리면서 이제는 생존마저 위협받게 됐습니다.
[허웨이/후난성 핑장현 환경감시단장 : 삼산화비소, 동, 납, 크롬 등 중금속이 들어 있어요. 이미 지하수까지 영향을 줬을 겁니다.]
캐낸 원석에서 금을 추출하는 데 쓰인 유독성 화학물질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드는 겁니다.
조업 허가조차 받지 않았는데, 감독 관청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천룽/후난성 핑장현 국토자원국 관리 : 자기들 마음대로 탄광을 세워버렸어요. 왜 그러는지는 우리도 모르죠. 정말이요.]
조용한 산촌이었던 이곳엔 석회석이 쏟아져나오면서 십수 년 전 13개 시멘트 업체가 몰려들었습니다.
대부분 무허가 업체다 보니 환경 대책은 전무하고 마을은 죽음의 먼지에 파묻혔습니다.
[장판/허난성 환경국 오염방지처 조사원 : 대부분 먼지 입자들이 폐 속으로 파고들 정도 크기에요. 대략 PM10이나 PM2.5의 미세먼지죠.]
관청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어느 지역이나 비슷합니다.
[뤄모/워룽구 환경보호국 직원 : 시멘트 제조 공장은 시환경보호국에서 관리해요. 우리 구에서 할 수 없어요.]
최근 중국 언론이 이런 문제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는 건 중국 사회가 환경 문제를 그만큼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영상취재 : 이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