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시험성적서 위조와 안전성 시험을 거치지 않은 부품 사용 등으로 문제가 된 신고리 원전 3호기의 부품 재검증 결과가 내달 말에나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리 원전 3호기는 밀양 송전선로와 연결되는 원전으로, 한국전력공사측은 내년 8월로 예정된 이 원전의 가동 시점에 맞춰 공사를 끝내야 한다며 2일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
따라서 안전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원전의 완공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이에 맞추기 위해 졸속으로 송전탑 공사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조경태(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신고리원전 3·4호기의 전력·제어·계측케이블의 시험성적서 위조와 더불어 일부 케이블은 열노화와 방사선처리를 하지 않은 시제품이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부품 교체 또는 재검증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부품을 교체할 경우 원전 가동이 2년 이상 늦춰지는 점을 고려해 재검증하기로 하고 한국기계연구원에 화염 및 냉각재 상실사고(LOCA) 테스트를 의뢰했다.
화염시험은 지난 8월 2일 시작돼 이달 17일 결과가 나오고, 지난달 26일부터 실시된 LOCA 시험 결과는 다음 달 23일에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검증 결과가 긍정적이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행여나 불합격 결과가 나온다면 부품 교체가 불가피해 원전 가동은 2017년에야 가능하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8∼9월 밀양 현지로 내려가 주민들을 설득할 때도 이런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단 공사를 시작하고 보자'는 논리에 따라 안전성 문제를 숨겨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수원 측은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것에 대비한 조치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조 의원실은 전했다.
조 의원은 "현재는 누구도 신고리 3호기의 재검증 통과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신고리 3·4호기의 정상 가동을 이유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달 재검증 결과가 나오고 원전의 안전이 확인된 이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은 비극만 부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