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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근무중 화장실 가려면 "1,140원"…배설의 권리는?

[월드리포트] 근무중 화장실 가려면 "1,140원"…배설의 권리는?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분류했습니다. 그는 모든 인간은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상위 단계의 욕구를 추구한다고 설파했습니다. 그럼 그가 본 인간의 가장 기초적 욕구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생리적 욕구들을 꼽았습니다. 음식과 물, 수면, 산소, 온도, 그리고 배설 등. 인간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요소들입니다. 다시 말해 배설은 사람이 살기 위해 꼭 충족돼야할 욕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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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기본중의 기본인 배설 욕구마저 해결하기 어려운 직장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 언론에 제보된 내용입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인쇄공장이 근로자들에게 화장실 사용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은 화장실을 한 번 갈 때마다 6.35 위안, 우리 돈으로 1천140원 가량을 내야 했습니다. 명목은 화장실 청결 유지 비용과 물, 화장지 사용료 등이었다고 합니다. 기준시간을 넘기면 사용료는 더 비싸졌습니다. 공장 직원들의 화장실 사용 횟수, 시간을 점검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통계를 냈다고 합니다.

제보를 받은 중국의 언론매체가 공장측에 사실 여부를 취재했습니다. 공장은 그런 규정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직원들을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직원들이 화장실 사용을 핑계로 근무를 태만히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습니다. 한 마디로 직원들의 화장실 사용을 금전적 비용이라는 장벽으로 제한한 것입니다.

이런 일이 특별히 비인간적인 한 경영자의 행위일 뿐일까요? 2011년 역시 선전시에서 중국 근로자들을 분개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 세계적 패션업체의 중국 현지 공장 근로 규칙이 언론에 폭로됐는데 그 내용이 황당했습니다. 물을 마시는 시간을 얻기 위해서 작업 반장의 허락을 받도록 했습니다. 화장실에 가려면 반드시 보고를 해야 했습니다. 사업장 안에서 제품을 비롯한 물건이 분실될 경우 전 직원이 연대 책임을 지도록 했습니다. 임신한 여공을 하루 열 몇 시간씩 근무를 시키다 7개월째 유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 6월3일 지린성 더후이시의 한 닭고기 가공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공장 안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해 무려 120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습니다. 상당수 출입구가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안 당국의 수사 결과 근로자들이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에 공장측이 출입문의 일부만 개방했다가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변 욕구를 저당 잡힌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빼앗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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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분들이 '중국은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하겠죠. 그럼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일이 없을까요? 제가 아는 여성 한 분이 대기업 임원실의 비서로 일하다가 몇 년만에 그만뒀습니다. 입사할 당시 무척 기뻐했던 모습을 본 터라 물어봤습니다. 왜 그토록 원했던 직장을 포기했냐고. 그 여성은 얼마전 요로 결석, 즉 담석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원인이 소변을 너무 참아서였다고 합니다. 모시던 임원은 일 욕심이 많았습니다. 점심도 사무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일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을 가느라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찾아온 손님을 응대하지 못하면 불호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비서는 회사에 출근하면 꼬박 10시간 가까이 화장실에 가지 못했습니다. 소변을 자주 보지 못하니까 염분이 요로에 쌓여 담석이 됐고 결국 수술로 제거해야 했습니다. "화장실을 좀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봐야겠다"는 것이 그 비서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몇년 전 한 노동 관련 단체의 상담 일지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의외로 화장실 사용의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점포 안에 화장실이 아예 없었다고 말합니다. 옆 건물의 화장실을 눈치를 봐가며 사용해야 하는데 그조차 불가능했답니다. 혼자서 일하는데 가게를 비워놓고 갖다올 수 없었기 때문이죠. 화성시의 한 공장 근로자는 출근하면 점심 시간 한 시간 외에는 화장실에 갈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일감이 끊임없이 밀려오기 때문에 아무리 소변이 마려워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인용 기저기를 차고 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농촌의 비닐하우스 사업장에서 일한 이주 노동자는 작업장 안에 화장실이 없어 논두렁, 풀 숲에서 겨우겨우 용변을 봐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숙식도 비닐하우스에서 해결하게 해 일상적으로 야외 으슥한 곳에서 용변을 처리해야 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배설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욕구입니다. 이를 막는 것은 근로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거나, 살지 말라는 심보입니다. 근로자에게 인간의 존엄은커녕 생존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처사, 너무 참혹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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