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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의 역사물 '네거티브 문화재' 논란

<앵커>

오늘(29일)은 경술국치 103주년입니다. 이 장면 기억나시죠. 지난 1995년 한때 중앙청과 박물관으로 썼던 조선총독부 청사를 해체하는 모습입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이었습니다. 반면 원래 경성부 청사였던 서울시청 옛 건물은 지금까지 우리 필요에 맞춰서 잘 보존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치욕의 사와 그 흔적, 네거티브 문화재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을 심영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경희궁 한켠에 일제가 만든 대규모 방공시설이 수십 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박현욱/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장 : 무엇으로 쓸 것인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요. 지금으로서는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10억 원 넘게 들여 복원했지만, 흉물로 남게 된 일본군 관사부터, 시내 곳곳에서 발견되는 일제 시대 방공호,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치욕스런 기억의 이른바 '네거티브 문화재'입니다.

일제 잔재인 만큼 청산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던 10여 년 전, 한 때 정부 청사였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결국 철거됐습니다.

하지만 네거티브 문화재라도 무조건 철거하기보다는 역사의 교훈으로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민족 수난의 상징 서대문 형무소가 역사관으로 재탄생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노지마 마사오/일본 관광객 : (일본 군대와 정부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밀어붙이기 위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 같습니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일본의 원폭 돔은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됐습니다.

[황평우/한국 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 이를 기념하는 게 아니라 기억하고 기록해 놓자는 거죠. 잘못된 역사도 있지만 그걸로 인해서 우리가 배우지 않습니까.]

부끄럽고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네거티브 문화재에 대해 성찰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주용진,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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