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대단한 팡저우즈가 지난 주말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혼자만 온 게 아니라 자기만큼 유명한 사람들과 같이 왔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파워블로거들입니다. 팡저우즈씨를 포함해 모두 8명, 이들은 블로그와 웨이보를 넘나들며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8명의 팔로워 수를 다 합쳐봤더니 대충 더해도 최소한 3천만 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대륙의 스케일은 역시 다릅니다.
중국 파워블로거 일행 중에는 낯익은 여성도 있습니다. 제가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던 2007년, 틈날 때마다 저녁 7시에 방송되는 국영방송 CCTV의 뉴스를 보곤 했는데, 그때 뉴스에서 봤던 앵커 하이샤가 바로 그녀입니다.
하이샤는 중국 CCTV 메인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진행하는 앵커입니다. CCTV 1채널에서 방송되는 신원롄보는 중국에서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간판뉴스 프로그램인데요, CCTV의 앵커진은 국가의 얼굴로 불릴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립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국민 여동생 OOO', '국민 남편 OOO' 같은 '국민'자 들어가는 수식어가 유행이죠? 하이샤야 말로 진정한 '국민'자가 어울리는 중국의 국민 앵커입니다. 평균 시청자 수 4억 명에 평균 시청률 30%라는 엄청난 수치가 말해주듯, 매일 저녁 7시 중국인들은 그녀가 진행하는 뉴스를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입니다.
이렇게 중국 내 여론 형성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이 다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뭘까요? 이들은 특별한 초대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10년부터 중국의 저명한 언론인들을 초청해 오고 있는데, 올해 초청받은 언론인이 국민 앵커 하이샤를 포함한 14명의 인사들입니다. 특히 SNS와 같은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는 중국의 파워블로거도 함께 초청해 한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국 방한단은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산업, 문화, 언론, IT, 한류, 해양, 정책, 의료 등 한국의 각 분야를 경험하게 됩니다. 방문 기관은 방한단이 직접 가보고 싶다고 선택한 희망 장소를 위주로 선정했는데, 다들 가고 싶은 곳이 얼마나 많은지 일정이 엄청 빡빡합니다. 일례로 방한 4일째인 어제(21일)는 아침에 여의도에 있는 방송국에 갔다가 공항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은 뒤 비행기를 타고 울산에 있는 기업들을 방문한 이후 다음날 일정을 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보고 듣고 기록한 한국에서의 경험담 하나하나가 중국 블로그와 웨이보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국 네티즌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과학작가 팡저우즈씨에게 물어보니 하루 평균 10개 정도의 글을 웨이보에 올리는데, 이번 방한 기간 중에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한국 관련 새로운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글을 하나 올릴 때마다 덧글이 쉴새 없이 달리는데, 한국에 대한 중국 팔로워들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하네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가 소통하고 하나가 된다는 말이 정말 실감납니다.
방한단은 귀국 후에도 꾸준히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알리미로 활동하게 됩니다. 2006년 중국 포털 시나망의 최우수 블로그상을 수상했던 파워블로거 사쑤씨는 한국 역사에 대해 블로그에 소개하겠다고 말했고요, 여러 번 등장하는 팡저우즈씨는 한국의 환경보호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특히 인상적이었던 분리수거 제도와 공공장소 금연 제도에 대해 소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SNS 가입자 수가 수억 명에 달하고, 트윗 하나가 만 건 넘게 리트윗되는, 파워블로거의 블로그 조회수가 1억 건을 가뿐히 넘는 나라가 SNS의 대국이자 강국 중국입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파워블로거와 언론인들이 중국에 돌아가서 자신의 SNS를 통해 어떤 한국 소식을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