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제있는 어린이집이 많다보니, 정부가 아예 '여기는 괜찮습니다' 하고 인증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어린이집에서도 아동 학대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세용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22개월 된 딸을 둔 엄마가 취재진에게 보여준 아이 사진입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찍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아동 엄마 : 이거는 뭐 이마 멍들고, 볼 멍들고, 긁힌 자국 있고 이걸 떠나서 귀가 전체적으로 피멍이 들어 있는데.]
어린이집은 처음엔 다른 아이와 놀다가 다쳤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보육교사가 아이 귀를 잡은 겁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선생님은 저한테 아이 밥 먹이려고 귀를 잡으셨다고, 그 얘기는 하셨거든요. 제가 플래시 켜고 보니까 이마도 그렇고 얼굴도 그렇더라고요.]
어떤 어린이집인지 직접 찾아갔습니다.
건물 밖에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은 '우수 보육시설'이라고 홍보해놨습니다.
아이들을 잘 돌본다고 평가받아 지난 9월 복지부 인증을 받았는데, 두 달 만에 아동 학대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어린이집은 해명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지금 학부모님들 왔다갔다하니까 돌아가주세요.]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곳, 올해는 13곳의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례가 발견돼 정부 인증이 취소됐습니다.
정부가 인증을 줄 때 시설과 청결, 안전 등 평가 항목이 55개에 달하지만, 정작 아동 학대 위험성을 진단하는 지표는 없습니다.
[황옥경/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 : 평가인증 문항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과정에서 아동 학대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평가해볼 수 있는 문항들이 추가돼야 합니다.]
어린이집 현장 평가는 단 하루입니다.
처음엔 불시에 점검하다 어린이집들의 항의에 밀려 지금은 일주일 전 미리 알려주고 갑니다.
사실상 말로만 인증 평가입니다.
평가인증 어린이집은 전체의 60% 정도.
이곳만큼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실효적인 인증 평가 제도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최준식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