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 옷은 꿰매 입고 헌 구두는 밑창 갈아서 오래 신는 내핍형 소비국면이 시작됐습니다. 소비자들이 멋내는 건 물론이고 먹는 것까지 줄이면서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먼저 이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패션 쇼핑몰.
겨울 신상품을 대폭 할인된 값에 내놨지만 찾는 발걸음이 뜸합니다.
[김성준/패션잡화점 운영 : 제가 상가에서 일한 지가 횟수로 9년째가 됐는데 올해 만큼 힘든 적이 없었고.]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 달 의류나 신발, 가방같은 준내구재 소비는 1년 전보다 2.2% 줄었습니다.
지난 8월 4.4% 감소에 이어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김윤기/대신경제연구소 대표 :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식품이나 의약품, 자동차 연료같은 비내구재는 줄일 수 없지만 준내구재 같은 경우에는 소비지출을 줄이게 됩니다.]
알뜰 소비족이 늘면서 옷 수선집에는 일감이 밀립니다.
[수선점 직원 : 경기가 없다 보니까 안 사입고 수선하는 게 많이 들어와요.]
중저가 의류나 아웃도어마저 직격탄을 맞아, 지난달 의복 생산은 10% 이상 크게 줄었습니다.
음식점과 예술, 스포츠 부문의 생산도 감소해 외식이나 여가활동 지출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황을 모른다던 제과업계조차 뒷걸음질 치는 매출 때문에 울상입니다.
움츠러든 소비 심리 탓에 아이들 간식마저 줄이는 상황.
내수 침체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형석, V J : 정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