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를 15년형에 처하라는 의견을 개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사이트 보쉰(博迅)은 베이징의 고위 인사를 인용, 후 주석이 지난 3월 하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인사는 "후 주석의 15년 징역형 요구는 당 내부 반대 세력의 반발에 부딪혀 보시라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며 "보시라이 처리 문제는 후 주석의 정치적 이익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후 주석이 보시라이 사건을 '개별사건'으로 분류하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보시라이와 그를 옹호하는 세력을 갈라 놓으려는 의도가 배어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후 주석이 지난 5월 초 공산당과 정부의 고위관리 200여 명이 베이징 소재 징시(京西) 호텔에 모인 자리에서 보시라이 사건을 "개별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그와 관련한 숙청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쉰이 인용한 인사는 또 중국 지도부 내에는 보시라이 처리를 놓고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을 비롯한 옹호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필두로 한 비판파, 후 주석을 중심으로 한 정리파 등의 세 부류로 갈려 있다고 주장했다.
보시라이가 낙마하기 전까지 추진해온 '창홍타흑(唱紅打黑)', 즉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예찬하고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자는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 차가 세 부류를 나누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옹호파가 창홍타흑 정책이 아주 바람직했다고 평가하고 보시라이를 방면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비판파는 그와는 정반대의 평가를 바탕으로 보시라이에 대한 철저한 부패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주장한다고 이 인사는 전했다.
또 정리파는 창홍타흑 정책 평가를 유보하면서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 보시라이 처벌 수준을 정하자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 개막해 31일 폐막하는 전인대 제28차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보시라이의 전인대 대표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시라이는 이미 충칭시 당 서기 지위는 물론 당 중앙정치국원, 당 중앙위원 자격도 정지당한 상태로 당 기율검사위 조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