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대기업이 짓고 있는 복합 문화단지 공사 현장에서 직원 한 명이 추락해 숨졌습니다. 공사일 경험 없는 사무직 직원이, 그것도 휴일에 안전장비 없이 공사 일을 거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대기업이 경기도에 짓고 있는 복합 문화단지 공사 현장입니다.
지난 4일 팀장급 간부인 47살 이모 씨가 추락사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고객관리 담당 일반직으로 공사 경험이 없는 간부였습니다.
이 씨는 이곳에서 직원들에게 파이프 연결 작업을 지시하다 떨어졌습니다.
불과 높이는 2m 정도밖에 안됐지만 이 씨는 헬멧과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아 머리부분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시민들이 전통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단지를 조성해 왔습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체험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토요일마다 일반직 직원들을 투입해 공사를 거들어 왔습니다.
사원은 반기에 한 번, 부장급은 한 달에 한 번, 임원급은 2주에 한 번 참석 횟수도 정해 놨습니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자발적 체험이었고 강제 동원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기업 관계자 : 기업 연수 프로그램으로 하는 겁니다. 교육 프로그램인 것이죠. 저희 고객들이 체험하기 전에 직원들이 체험을 하는 것이죠. 즐기는 직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휴일에 공사장으로 나가는 게 자발적이었겠냐고 반문합니다.
[기업 직원 :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하죠. 휴일 때 가는 거니까. 불만도 있지, 왜 없겠습니까.]
노동계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강문대/변호사 : 우리 근로기준법 제 7조에는 강제근로를 금지하는 규정이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위반하게 되면 근로기준법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사망 사고로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 측은 주말 체험 연수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