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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마약조직이 잠수함까지!

[취재파일] 마약조직이 잠수함까지!
최근들어 멕시코에서 마약조직이 활개를 치면서 사망자만 수만 명에 이르고 있고, 정상적인 국가 기능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중남미 마약 조직과 관련해 아주 흥미있는 외신이 들어왔습니다.

마약조직들이 마약을 몰래 운반하기위해 자체적으로 잠수함까지 만들어 이용하고 있다는 소식이니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잠수함이 바로 콜롬비아의 마약조직이 만든 잠수함입니다. 길이가 21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압수한 잠수함은 지난 2월 콜롬비아 해안의 한 비밀조선소에서 발견했는데, 아래 사진이 발견 당시 잠수함의 모습입니다.



압수된 잠수함은 물론 마약운반을 위해 사용됐는데, 발견 당시 잠수함 근처에 있던 창고에서는 적재 준비가 끝난 코카인 3톤이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마약 조직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첨단기술까지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적발된 잠수함은 네비게이션과 야간투시 카메라까지 갖춘 잠망경에다가 내부에는 GPS 장비까지 설치돼 있었다고 합니다.

narcotics trafficking submarine
                                     <야간투시 카메라를 갖춘 잠망경>
 
  
narcotics trafficking submarine
      
                                                <잠망경으로 바라본 수면 위 모습>

마약조직이 만든 잠수함은 엔진을 끈 상태로 수중 9미터까지 잠수해서, 해군과 해안 경비대 함정들의 수색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또 2주 동안 항해가 가능한 연료를 적재할 수 있는 연료탱크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narcotics trafficking submarine
           

                                               <잠수함 내부 장비들>

하지만 잠수함이 비밀스런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다 보니까, 조잡한 측면도 없지 않았나 봅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한 내용을 보니까, 잠수함의 선체와 배관시설은 시중 유통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환기시설이 빈약해서 실내기온은 섭씨 38도까지 올라갔고, 안에 있던 사람들이 숨을 쉬기도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잠수함 내부 모습>

      

                                                         

                                             <잠수함 조타석의 모습>

마약 조직이 비밀리에 만든 잠수함이 처음 공개됐습니다만, 이전에는 마약조직이 만든 반잠수정들이 여러차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반잠수정은 잠수함과 달리 완전히 수중으로 잠수할 수는 없지만, 선체 대부분은 물 속으로 들어가고, 물 밖으로 공기흡입구만 내놓은 채 수면 바로 밑에서 항해하면서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잠수정입니다.

아래 사진은 이전에 적발된 반잠수정의 모습입니다.

     
narcotics trafficking submarine
         

콜롬비아와 미국 마약단속반이 적발한 반잠수정의 수는 2009년 17척, 지난해 6척, 올해 1척이라고 합니다. 갈수록 줄어든 셈인데, 역으로 보면 그만큼 마약조직의 반잠수정이 더욱 첨단화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적발되지 않고 운행중인 반잠수정이 아직도 여러 척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반잠수정 조타석에 콜롬비아 해군이 앉아있는 모습>

반잠수정은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아서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마약조직이 수년 전 부터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2009년이후 콜롬비아 연안에서 해외로 운송된 마약의 70% 정도가 반잠수정을 통해 운반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반잠수정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잠수함이 처음으로 적발된 것입니다. 마약조직이 그만큼 새로운 마약운반 잠수함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잠수함 내부 실내온도가 38도까지 올라간다고 했습니다만, 타임이 반잠수정을 몰았던 한 전직 마약밀매범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밀매범은 잠수정의 상황이 "지옥과 같았다"면서 잠수정으로 항해하는 동안은 크래커와 통조림콩, 우유로 끼니를 때웠다고 합니다. 또 잠수정 안에 화장실도 없는 데다가 코카인, 기름 등과 섞여서 냄새도 아주 고약했다고 합니다.

                                                      <타임이 인터뷰한 전직 마약밀매범>

이 마약밀매범은 잠수정안에 언제나 무장한 감시자가 타고 있었으며, 잠수정 선원들 가운데 누군가 겁을 집어먹거나 말썽을 부릴 조짐이 보이면 곧바로 제거해버렸다고 합니다.

아마도 새로 발견된 잠수함 역시, 이 마약밀매범의 말과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타임은 미국과 콜롬비아 당국이 마약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마약 조직에 정보원을 침투시키고, 콜롬비아 연안을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마약조직이 첨단 참수함까지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마약조직과의 싸움이 더욱 장기적이고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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