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올해부터 기업들은 모든 상거래에서 국세청 전산망을 통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이 전산망이 해킹을 당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정명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사업가 박 모 씨는 최근 이메일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받고, 곧이어 계좌번호가 적힌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박 모 씨 : 계좌번호를 적어놓고, '날씨가 안 풀리네요. 수고하세요.' 이렇게 왔어요. 거래하는 업주와 말투가 비슷해서 그 사람이 보낸 것으로 생각했죠.]
별 의심 없이 송금하려던 순간, 박 씨는 예금주 이름이 다르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좀 이상해요. 그래서 본인에게 전화를 걸었죠. 그랬더니 '형님 큰 일 날 뻔 했습니다'라고 하는 거에요.]
상거래 후 대금 결제를 위해, 국세청 홈페이지나 금융결제원 같은 대행업체 사이트에서 전자세금계산서를 작성하면, 국세청 전산망을 거쳐 거래 상대방에게 전송됩니다.
따라서 이 과정 어딘가에서 해킹 당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보안 검색 결과, 박 씨와 거래처 PC 모두 해킹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보안전문가 : 떠 있는 프로세스를 보니까 눈에 띄는 프로세스는 없습니다.]
결국 국세청의 전산시스템이 해킹 당했다는 얘기입니다.
쉬쉬하던 국세청도 해킹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 : (대행업체가)전자세금계산서 발행해 국세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해킹할 가능성이 좀 있죠.]
지난해 전자세금계산서를 통한 발급금액만 1천 1백 32조 원.
누군가 전자세금계산서 발급과 전송 정보 등을 들여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전면적인 시스템 점검과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