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에 위치한 한 대학가 골목 안.
겉으로 보기에는 영락없는 단독주택이지만 대문 안으로 들어서니 현관 입구에 수십 켤레의 신발이 쌓여 있습니다.
지하층부터 2층까지 좁은 복도에는 3.3㎡ 겨우 넘는 방들이 빼곡히 찼는데요.
이 주택은 서류상으로 22㎡ 형 10가구가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5㎡짜리 방이 30개인 고시원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불법 개조주택 관계자 : 고시원하고 비슷한데 겉만 가정집이고 안은 일반 (하숙형) 학사와 똑같다고 보면 돼요.]
즉, 구청에서 10가구로 사용승인을 받은 후 3배로 방을 늘린 불법 주택인 것입니다.
이처럼 다가구주택을 불법 개조하는 사례가 공공연히 성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다가구 주택으로 허가를 받으면 고시원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비해 주차장과 방화기준 등 각종 규제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법 개조주택은 화재가 나면 세입자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규정/부동산정보업체 본부장 : 불법적인 세대 쪼개기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세입자로서 보호를 받을 방법이 없고, 또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온전히 세입자의 부담으로 남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주택에 입주할 때는 불법 개조된 것이 아닌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용승인 이후 불법으로 개조한 경우 사실상 신고 외에는 구청 차원에서 단속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관할구청 관계자 : 현장은 저희가 봐야겠죠.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면 현장에 (방이) 4개 추가가 됐는지 (방이) 더 늘어났다면 저희한테 신고를 해야겠죠. 민원이 안 들어오면 현장조사를 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죠.]
다가구 주택의 불법 개조 건축물이 적발된다 해도 강제 철거 대상이 아닌 이행 강제금 부과 등 단순 처벌만 받는 점도 불법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