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출시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보조금 경쟁이 다시 이상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10일 애플의 아이폰4를 내놓은 시점을 전후로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이 크게 늘면서 번호이동 시장에서 3사 간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이통 시장의 마케팅 경쟁 수위는 대리점에 대한 각 사의 약정 보조금 지급과 대리점 몫으로 지급하는 성과수당(리베이트) 수준에 따라 좌우되는 현실이다.
최근 보조금 지급 수위는 스마트폰과 일반 피처폰을 특정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통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이통사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출고가 53만200원인 팬택 테라피폰의 경우, 모 이통사가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은 86만원이어서 출고가보다 33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밖에도 출고가를 20만원 이상 넘어서는 휴대전화가 모두 18여종에 이른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대리점 혹은 판매점이 휴대전화를 공짜로 내놓아도 1대당 출고가 이상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로 인해 현장에선 가입비 면제와 유심 면제, 요금제 자유, 위약금 대납 등 과당 경쟁 행위가 다양하게 현실화하고 있다.
보조금 경쟁의 결과는 '실탄(자금력)'을 갖춘 이통사에 유리한 구조로 귀결되는 양상이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 적용이 무색할 지경이다.
지난 3~4일 3만4천500건의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10~11일 동안 8만2천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3일 하루 동안에만 7만6천322건으로 치달아 금년 들어 최대치를 나타냈다.
그 결과 이달 들어 13일까지 31만2천466건의 번호이동이 이뤄졌다. SK텔레콤은 총 1만769명의 가입자 순증을 보였으며, KT는 5천477명 순증, LG유플러스는 1만6천246명의 순감을 나타냈다.
이통사 및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보조금이 출고가 대비 20만원을 초과하는 휴대전화로는 삼성전자 코비폰(출고가 65만4천500원), LG전자 쿠키폰(출고가 63만8천원), 팬택 듀퐁폰(출고가 71만600원), 모토로라 베컴폰(출고가 79만원)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의 마케팅 가이드라인이 무색해지고 있다"며 "근시안적인 처방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각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 과열 경쟁 행위를 조사, 조만간 각 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