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향해 4천950여발의 함포를 발사했지만 경비정이 침몰하지 않은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군 관계자는 12일 "지난 10일 발생한 2분간 교전에서 우리 함정은 40mm 함포 250여발과 20mm 벌컨포 4천700여발 등 모두 4천950여발을 발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당시 북한 경비정이 14.5mm로 추정되는 함포 50여발로 공격해온 데 대해 99배로 응사한 셈이다.
고속정과 초계함, 호위함 등에서 4천950여발을 발사하면서 북한 경비정은 선체 일부에 구멍이 나고 여러 명의 사상자를 낸 채 시속 7마일의 속력으로 NLL을 넘어 북으로 돌아갔다.
보통 이 정도의 함포 화력이라면 소형인 북한 경비정은 침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북한 경비정은 선체 일부에 구멍이 나고 여러 명의 사상자만 발생할 정도의 피해를 당한 채 북으로 돌아가 해안가에서 다른 선박에 의해 예인됐다.
이는 우리 군이 의도적으로 북한 경비정을 침몰시키지 않은 것이란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발사된 250여발의 40mm 함포가 가운데 10여발만 명중했어도 침몰 또는 항해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mm 벌컨포는 분당 최대 6천발까지 발사되지만 선체에 구멍을 낼 정도의 무기체계는 아니다.
이에 해군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한 척에 불과해 확전 가능성이 낮았고 NLL 이북으로 항로를 바꾸도록 하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함교와 조타실을 무력화시키면 침몰시키지 않고서도 적의 의지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해 의도적으로 경비정을 침몰시키지 않았다는 분석에 무게를 뒀다.
특히 북한 경비정이 14.5mm 함포로 남측 고속정을 공격했지만 추가로 대구경 함포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우리 군이 격파용 76mm 함포 등으로 대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교전 당시 해상의 파고가 2~3m로 높아 3km 이상 떨어진 소형 경비정을 명중시키기가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