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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피겨 코스튬도 보는 즐거움 중 하나

다른 종목보다 피겨스케이팅은 선수의 외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형이나 의상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다.

피겨의상은 한 벌에 100~500만원에 이를 만큼 고가이다.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의상에 들어가는 장식들은 매우 섬세하고 화려하다.

하지만 '과하면 안하니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몇몇 선수들은 의상에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있다. 보기만 해도 번쩍번쩍한 비즈와 과도한 장식은 눈을 돌리게 만들어 버린다.

지난 시즌 안도 미키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입었던 의상은 혹평이 쏟아졌었다. 외신에선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옷 같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모로조프 코치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여 만든다는 그녀의 의상은 코치의 잘못인지 안도의 잘못인지 알 수 없지만 특이한 인상을 주려고 했다면 100%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다.

분홍색과 군청색의 언발란스한 조화까진 참을 만 하지만 가슴과 치맛단에 달린 거대한 꽃장식은 그녀의 연기가 보이지 않을 만큼 걸리적 거린다. 안도의 체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 의상은 신체조건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안도의 단점을 전혀 커버해주지 못하고 있다.

아사다는 베스트와 워스트를 오가는 선수이다. 대체로 중간은 가는 선수인데 지난 시즌의 의상은 호불호가 갈렸다. 쇼트에서 보여준 의상은 무난했다. 음악과 어울리는 파스텔 톤 보라색은 은은한 분위기를 주었고 팔을 모두 감싸는 의상으로 아사다의 긴팔을 더욱 강조했다.

하늘하늘한 치맛단과 앞부분의 장식도 과하지 않아 체형을 더욱 살려주었다. 다만 너무 밋밋하다는 인상이 있었고 피부가 까만 아사다 에게 파스텔 톤은 잘안어울린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 의상에 비하면 쇼트 의상은 별로 이야깃거리도 안되었다.

흡사 란제리룩을 보는 듯한 '가면무도회' 의상은 음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속옷이 그대로 비치는 듯 한 의상은 어딘지 모를 야릇한 느낌마저 주었고 강한 눈화장과 붉은 입술은 그것을 더욱 강조시켰다. 세계선수권때는 의상을 바꾸었지만 기본적인 패턴은 그대로였고 목장식은 안그래도 목이 짧은 아사다의 목을 더 짧게 보이게 하였다.

조애니 로셰트는 자신의 체형을 잘 커버한 의상을 입는다. 키가 큰 편이 아니고 근육질의 체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볼륨감 있는 의상보다는 몸의 라인을 살리는 의상으로 좀 더 날씬한 인상을 준다. 의상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장식을 화려하게 하여 심심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핫핑크는 잘못 입으면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색이었지만 장식과 조화를 이루어 적절히 색을 다운시키면서 세련된 인상을 주었고 포니테일 헤어스타일과도 잘 어울렸다.

프리프로그램에서 입은 의상은 쇼트의상에 비하면 색감 면에서 칙칙한 인상을 주었지만 '아랑훼즈'라는 음악엔 나름대로 잘 어울렸고 역시 반짝이는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해주었다.

조애니는 자신의 체형을 잘 알고 단점을 고려하여 의상을 선택할 수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김연아는 언제나 피겨계의 베스트 드레서로 꼽힌다. 특히 지난 시즌 '죽음의 무도' 의상은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마치 여배우 같다는 인상을 준 이 의상은 의상 앞에 장식된 장식들과 그것을 한톤 가라앉혀주는 검은색으로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등 부분은 깊게 파여 파격적이면서도 더욱 날씬한 인상을 주고 소매를 덮는 의상은 김연아의 가늘고 긴 팔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무엇보다 음악과 매치가 잘되는 의상으로 프로그램을 한층 더 살려주었다.

'세헤라자데'에서는 홀터넥으로 디자인된 의상을 착용하여 목에서 부터 어깨로 떨어지는 라인이 잘 다듬어진 김연아의 체형에 잘 어울렸다. 기존 세헤라자데를 연기한 선수들의 이국적인 의상에서 한 단계 나아간 좀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금색장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의상과 더불어 머리장식도 세헤라자데의 느낌을 더욱 살려 전체적인 룩에 볼륨감을 주었고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때 우승자의 의상으로 손색이 없었다.

피겨선수들의 의상은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이다. 의상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선수가 주는 인상이 틀려지고 프로그램의 몰입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체형과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의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시즌 선수들은 또 어떤 화려한 의상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기대된다.

이계숙 SBS U포터 http://ublog.sbs.co.kr/slangsl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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