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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먼지·석면 '풀풀'…고통 받는 어린이집

<8뉴스>

<앵커>

서울시내 한복판에 먼지와 석면 가루까지 마시며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뉴타운 건설현장안에 있는 어린이집이 제때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최고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거가 진행중인 서울 하왕십리동의 뉴타운 공사장 한복판에 있는 성동구 구립 어린이집입니다.

아이들은 깨진 유리와 철사들이 널린 언덕길을 따라 어린이집을 오갑니다.

호기심이 많을 나이여서 안전 울타리 너머 공사장 쪽으로 얼굴을 내밀거나 바닥의 물건들을 만지기도 합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도 철거 소음과 각종 먼지에 시달립니다.

[정영미/서울 하왕십리동 : 다칠 것도 걱정이기도 하고, 또 철거중에도 아이들이 수업하는 중에도 건물을 막 부숴요. 그러면 먼지도 엄청 많이나고 그러는데…]

피부와 호흡기 질환을 견디다 못해 일부는 전학을 갔고 몇 달씩 쉬는 아이들도 생겼습니다.

[손경숙/서울 하왕십리동 : 짓무르다 못해서 찢어져가지고 피가 줄줄 흐를 정도로… 콧물 줄줄 나고 애가 엄마나 숨막혀서 숨을 못쉬겠어 이래요.]

게다가 어린이집 바로 뒤에 있는 공사장에는 백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 조각이 널려 있습니다.

전문 기관에 맡겨 분석했더니 백석면이 17%나 검출됐습니다.

철거업체가 석면을 완전히 수거해 지정된 폐기물 매립장에 묻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입니다.

[철거업체 직원 : 전에 슬레이트 있던 거 그대로 무너뜨리고 지었던 집들이 많아서 바닥 긁으면 (석면이)나올 수 있어요.]

이 어린이집은 왕십리 뉴타운 공사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난 2006년 지금의 건물로 이전했습니다.

SH공사와 성동구청은 뉴타운 안에 새 어린이집을 짖고, 어린이집 공사가 늦어지면 근처 주상복합 건물로 이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뉴타운 공사가 늦어지고, 주상 복합 건물 공사마저 차질이 빚어지면서 어린이집은 갈곳이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SH공사는 주상복합건물이 지어져도 어린이집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이제와서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진건호/SH공사 뉴타운본부 건축1팀장 : 주상복합 건물의 상가는 건물입주민의 생활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며 어린이집으로 사용시에는 재이전 비용 및 시설비가 중복 투자 됨으로…]

SH 공사는 대신 이전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하지만 이전할 장소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규환/성동구청 보육지원팀장 : 규모가 크다 보니깐 원아 수가 2백명이다 그러니깐 그 건물은 그만한 수용할 수 있는 큰 건물이 없었어요.]

어른들이 돈이다, 계약이다 따지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동안 어린이들의 위험한 등·하원은 오늘(28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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